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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중지 행정처분이 내려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철의 날 행사장에서 엇갈린 태도를 보였다. 이미 행정처분이 확정된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은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애쓴 반면, 소명절차를 진행 중인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최정우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조업중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철강협회 차원에서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철강협회장이기도 한 최정우 회장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기자들이 거듭 질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명자료에 모든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말 뿐이었다.
반면 조업정지 처분이 확정된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명하며 억울함을 알렸다.
안동일 사장은 "현재로서는 고로 브리더를 개방하는 방법 이외에는 정비나 비상시에 다른 기술이 없다"며 "기존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보수를 했지만, 지자체는 현행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고로 보수 시 브리더를 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으로 집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철강협회를 비롯해 전 세계 철강협회와 고로사, 엔지니어들과 대안을 찾아봐야 할거 같다"라고 덧붙였다.아울러 답답함도 호소했다.
안 사장은 "도지사와도 충분하게 소통했다"면서도 "현재로선 조업정지 후 재가동을 한다고 해서 개선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며 말했다. -
현대제철은 충청남도를 상대로 행정소송 절차에 돌입했다. 소송결과가 나오기까진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고로가 멈추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처지다. 경상북도와 전라남도는 이미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에 조업 정지 10일을 사전 통보했다. 포스코도 현재 소명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현대제철 사례로 봐선 처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로(용광로)는 1년 365일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어 철광석, 석탄 등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철강사들은 1~2개월에 한번씩 휴풍(일시 가동중단)을 통해 고로 내부를 정비·보수한다. 화재, 폭발 등의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차원이다.
이 과정에서 수증기를 고로 내부에 주입하는데,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면 브리더를 개방해 압력을 조절한다. 이는 폭발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절차로, 세계 모든 철강사들이 똑같은 적용하는 방식이다.
도당국이 조업정지를 내린 이유는 제철소가 휴풍·재송풍 과정에서 브리더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업중단이 행정처분처럼 단순히 10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로는 한번 불을 붙이면 통상적으로 10년 이상 가동을 이어간다. 고로가 5일 이상 멈추면 쇳물이 굳어져 복구작업에만 3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재가동 및 정상가동까지는 최소 5~6개월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까닭에 고로 개보수를 제외하곤 휴풍을 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처음 고로를 가동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조업 중지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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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만톤을 생산한다 가정할 때, 쇳물 원가를 제품 비용의 3분의 2 정도로 계산한 결과다. 열연강판의 경우 현재 유통시장에서 톤당 70~80만톤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각 사업장마다 고로 1기 이상이 5~6개월간 가동이 중단된다면 업계 전체로는 수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고로를 가동하는 사업장은 경상북도 포항, 전라남도 광양, 충청남도 당진 등 3곳 뿐이다. 도당국이 이 세군데 사업장 모두에 조업중지를 내리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포스코 최정우 회장,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 세아제강 이휘령 부회장, 동부제철 김창수 사장 등 철강업계 및 수요업체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통상마찰과 더불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로 인하여 철강산업에 대한 환경개선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는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적극 동참해 2021년까지 대기방지시설에 1조 5천억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도 그간의 환경규제 준수의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선진화된 환경관리시스템 구축 및 개선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응 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