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즈시장 규모 10위 보험사 지분 인수 지분 확보 통해 경영참여, 글로벌 마켓 공략14일 S&P, 로이즈 신용등급 상향 조정
  • ▲ 삼성화재 본사 전경.ⓒ삼성화재
    ▲ 삼성화재 본사 전경.ⓒ삼성화재

    삼성화재의 로이즈 시장 진출이 오는 9월 확정된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초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포튜나탑코 유한회사에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해 전략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화재는 현재 로이즈 협회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분인수' 및 '주주적격성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영국의 금융 감독을 담당하는 영국은행은 산하 기관인 PRA(건전성규제기구)와 로이즈 시장을 대표하는 로이즈 협회에 각각 건전성과 영업활동에 대한 감독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양측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화재가 포튜나탑코 주주 및 이사회 멤버에 포함되려면 로이즈 협회에 속한 10여개 나라에서 모두 승인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승인이 모두 완료되는 시점은 9월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분 인수 승인이 완료되면 삼성화재는 글로벌 보험사의 이사회 구성원으로 로이즈 시장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삼성화재는 지분인수 후 실질적 경영 참여를 통해 선진사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빠른 시간 내에 접목하고 독자적 해외 사업 진출을 꾀하겠다는 포부다.

    로이즈 시장은 다양한 시장 참여자에 의해 운영되는 조합 성격의 마켓이다. 지난 14일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 앤 푸어스)는 로이즈협회 경영진의 시장 개선 노력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로이즈 시장은 보험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326년의 역사를 거치며 축적된 통계와 경험을 기반으로 거대·신종 리스크 영역을 확장해왔다.

    시장 규모는 52조원으로 테러, 인공위성, 연예인·전문인 배상, 예술품 보험 등 원수특종이 69%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자연재해 등의 재보험이다.

    리스크가 높은 계약에 공동으로 참여해 위험이 작다고 생각하는 보험사는 주도적으로 인수하고, 타 보험사들이 공동인수 형태로 물량을 분담하는 공동인수 형태로 운영된다. 전문 영역을 보유한 보험사가 전문성을 살리면서 위험부담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로이즈 시장에선 중대형사가 수익성과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들어온 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은 10년 평균 94.6%를 기록한 가운데 중대형사(상위 30곳)가 93%로 소형사(101%)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삼성화재가 지분을 인수하는 캐노피우스는 업계 10위권이며 최근 미국 보험사 암트러스트의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내년에 업계 5위권으로 올라설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업계 상위권인 캐노피우스에 대한 경영 참여를 통해 해외 선진 보험사들의 노하우를 배우고,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를 통해 글로벌보험사가 그간 축적해온 데이터와 네트워크, 위험관리 역량 등을 습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 주주로서 로이즈시장의 언더라이팅 등 인수과정이나 배상보험의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서다.  

    삼성화재의 로이즈 시장 진출은 그룹 숙원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삼성은 199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며 삼성화재는 2011년 영국에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08년 그룹 기조에 발맞춰 '2020년 글로벌 톱 10 진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로이즈 시장 진출을 노려왔다.

    삼성화재는 20여 년간 본사와 유럽법인을 통해 로이즈 시장조사를 실시해왔다. 글로벌 브로커사를 통해 로이즈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시장 경험을 제공하고, 로이즈 내 보험사와의 재보험 거래를 통해 시장 특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오는 9월에는 감독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질적 경영 참여를 통해 선진 보험사들이 가진 역량을 빠른 시간 안에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