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디스플레이 점유율 17% 육박… JDI 제치고 1위 달성LGD 핵심 육성사업… 2023년 시장 규모 100억弗 돌파 전망TV 패널 침체 속 '희소식'… 하반기 차량용 P-OLED 양산도
  • ▲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의 공세로 LCD 패널시장이 침체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OLED와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힘을 싣고 있다. 올 들어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LG디스플레이는 현대차 등 자동차업체가 스마트폰 업체에 버금가는 공급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IHS마킷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608만대를 출하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32.5%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16.8%를 기록, 같은 기간 16%를 차지한 재팬디스플레이(JDI)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2005년 사업을 시작한 후 14년 만이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4억1380만달러를 달성하면서 2억8000만달러에 그친 JDI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5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이미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이번에 전체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면서 완벽한 선두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TV와 같이 점차 대형화 추세에 맞춰 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던 JDI는 5인치 이상만 취급하던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소형 디스플레이도 다루고 있다.

    2005년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출한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 2015년 5000만대에 이어 올 1분기 1억대를 넘어서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와 IT의 융합에 따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 분야를 OLED, 사이니지와 함께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예측대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IHS마킷 집계 결과 올해 전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은 83억달러로, 2016년 60억 달러보다 38.3% 증가할 전망이며 오는 2023년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출하대수도 올해 1억7500만대에서 오는 2022년 2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생산량 확대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LG디스플레이에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희소식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영업적자 1320억원을 냈으며 2분기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올 초 실적 악화를 부추겼던 LCD패널 가격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중소형 OLED 경쟁력 확보를 위한 관련 부실이 2분기 중 대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OLED 대세화에 앞장서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OLED 전환을 앞두고 있다. 앞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전무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차량용 P-OLED는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P-OLED는 기존 OLED의 장점인 무한대 명암비, 넓은 시야각, 풍부하고 정확한 색 표현 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곡면 구현이 가능해 자동차에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꼽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OLED 조명에 대한 안전규격 시험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험소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으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난연인증 시험에 대해서도 시험소 인증을 따낸 상태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 대응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언급하며 "향후에는 현대차 등이 큰 전방산업이 될 수도 있다"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 현재도 현대차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LG전자 등 기존 전방산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매출 1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2021년까지 연간 2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현재 20% 수준인 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이니지 등 3대 육성사업의 매출 비중을 내년까지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LG그룹이 전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확대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전장업체인 ZKW를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연말 조직 개편에서는 CEO 직속인 자율주행사업태스크도 신설했으며 올해는 전장사업 관련 R&D에만 9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차량 내 다양한 공간이 디스플레이로 대체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 디스플레이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차량용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