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 위한 MOU 체결탄소섬유 비롯한 미래 신사업 성장할 것으로 기대조현준 회장, 베트남, 인도, 중국 등 스킨십 지속
  • ▲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이 글로벌경영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진출에 이어 중동 내 최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세계 최대의 석유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와 손잡고 탄소섬유 공장 설립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3월 아람코와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3개월 만에 구체적인 협력 방향이 잡힌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아람코 아민 나세르 CEO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탄소섬유 생산 기술 개발과 적용에 협력해 향후 사우디아라비아나 국내 등에 탄소섬유 공장을 신설, 증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효성이 개발한 첨단신소재인 폴리케톤과 PPDH 등 화학 분야, ESS, 송·배전 그리드 등 전력분야에서도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효성이 사우디에서 사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자 중동 국가 중 최대 경제협력 대상국으로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ICT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선도기술 투자를 기조로 하는 국가개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람코가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부문 등에서 신규사업을 검토하면서 탄소섬유를 비롯한 첨단소재 부문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온 효성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아람코의 경영 노하우와 효성의 독자적인 기술이 합해져 앞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효성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조 회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를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고 밝힌 만큼, 직접 나서서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효성은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30개 해외 제조 법인과 60여곳의 해외 무역법인·사무소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효성이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데 조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큰 역할을 했다. 글로벌 전시회 참석 외에도 사업 진출 지역 고위 관계자와 만나 사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지난 19일 한국을 방문한 브엉 딘 후에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후에 부총리는 재무부와 투자기획부, 중앙은행 등을 관할하는 베트남의 경제 컨트롤 타워다.

    조 회장이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회장은 지난해 2월 8일 하노이에서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는 등 지난 2016년 푹 총리와 처음 만난 이후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된 중국 저장성과도 21년째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을 찾은 위안자쥔 중국 저장성 성장을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저장성 최고지도자가 효성을 방문한 것은 2005년 시진핑 주석이 조석래 명예회장과 만난 것에 이어 두번째였다.

    신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 역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조 회장은 인도 뭄바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마하라슈트라주에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효성이 인도에 건립하는 첫 번째 스판덱스 공장이다.

    인도는 인구 13억명이 넘는 세계 2위의 내수 시장인 동시에 뛰어난 IT첨단 기술과 높은 수준의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매년 7% 이상 성장하는 신흥 경제국으로 2030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조 회장의 선제적 투자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종합 석유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 아민 나세르 CEO(오른쪽)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효성
    ▲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이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콘래드호텔에서 글로벌 종합 석유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 아민 나세르 CEO(오른쪽)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