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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다자외교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따로 또같이행보가 이채롭다.
우선 7개월여 만에 다시 만난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은 8초간의 짧은 악수가 끝이었다.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의의 첫 공식 행사로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오사카 국제전시장)에서 진행된 의장국 대표의 영접 행사에서 아베 총리는 6번째로 입장한 문 대통령과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아베 총리는 특유의 잔잔한 미소를 지었지만 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이나 제스처는 취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전날 오사카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정부는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일 우호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행동이었다.
반면 문 대통령은 기존에 협력관계를 돈독히 해왔거나 지지가 필요한 정상들과는 정상회담 시간을 충분히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8일 정오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은 예정에 없었지만 즉석에서 성사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 현장에서 프랑스 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0시 45분부터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29일부터 서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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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에 이어 19개월 만에 취임 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국하는 것은 29일 오후로 예상되는 만큼 이후 문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이튿날인 30일에 한국 경제인들을 만나는 것이다.
이날 면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기업 총수의 회동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기업인과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첫 방한 당시 국빈 만찬에서 기업인과 만난 적은 있지만 따로 회동하지는 않았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만남에서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와 ‘반(反)화웨이 전선’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중인것으로 알려졌다.
30일에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는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성사될 경우 판문점 인근에 있는 DMZ 내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있는 곳이며, 1993년 7월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등이 다녀간 곳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직접 찾는 방안 등도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30일 오후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