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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산업은행과 채권단에 따르면 이달 중순을 목표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공고를 내기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 확대, 전환사채(CB) 발행 한도 확대 등 정관 변경을 마친 아시아나항공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들어간다.
이날 정관 개정으로 아시아나의 발행 가능 주식 총수는 4억주에서 6억주로 늘었고, 5천억원이던 CB 발행 한도는 7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정관 개정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CB 매입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아시아나 항공 매각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지난 4월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는 50% 넘게 뛰었다.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도 각각 38%, 56% 올랐다. 시장에서 본 아시아나 항공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아시아나 항공이 매각 절차에 앞서 구조조정을 진행한것도 기특하게 보인다.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고 항공기 축소 등 조직을 슬림화 하기 시작했다. 오는 7월부터 평균 탑승률이 70% 미만인 러시아와 인도 노선의 운항도 중단한다.
10월에는 비즈니스 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카고 노선을 운휴할 방침이다. 중국 2선 도시 등 추가적인 비수익 노선의 중단도 이어질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낮은 대형기재 및 기종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9월 1일부로 A380에서 유지됐던 일등석을 폐지해 좌석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밖에 지점 축소, 희망퇴직 실시 등 인력과 조직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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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산업은행이 총대를 매고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매각 태스크포스팀(TFT) 팀장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시아나는 상당한 흑자를낼 수 있는 매력적인 회사”라며 “(M&A 과정에서) 인수 가격과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매각에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SK, 한화과 같이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 그룹과 애경처럼 제주항공을 LCC 선두주자로 키운 항공산업에 노하우가 있는 기존 항공사 계열이든 마음만 먹으면 산은이 나서서 적극 도와주겠다는 채비를 갖춘 상태다.
기업들이 원한다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LCC들과의 분리매각 가능성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호남의 대표기업중 하나인 호반건설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눈에 띈다.
호반건설은 최근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신문 지분 19.4%를 인수해 3대 주주가 됐다. 서울신문의 나머지 지분은 기획재정부(30.49%)와 우리사주조합(20.01%), KBS(8.08%)등이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 그룹의 보유했던 서울신문 지분은 장부가액으로 80억원 정도였지만 실제 인수 비용은 200~300억원 가량을 한번에 털어넣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정권과의 교감없이 서울신문 지분을 선뜻 사들였을 리 없다는 시각이 업계에 팽배하다.
이렇다 할 대형 M&A가 없던 시장에서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4위인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호반그룹의 다음 선택이 아시아나항공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호반건설은 재계의 이런 전망에 대해 당연히 손사래를 치고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그룹의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포스코 그룹 지분을 인수했다는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그러나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 물망에 호반건설이 거론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전남 보성이 고향인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호남 대표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키워줄 것이라는 지역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다는 후문이다.
호반건설그룹은 4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자산규모는 8조원에 이르는 '현금부자'로 유명하다. 굵직한 M&A 매물이 나올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시아나 매각이 성공하려면 탈대주주, 탈자회사와 더불어 탈지역 등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