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도시바 건으로 日 반도체 인맥 넓어SK “한일 상황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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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달 25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계열사 CEO의 발표를 듣고 있다. ⓒSK
일본이 반도체 소재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본격화하면서 관련기업 총수들이 어떠한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서둘러 일본으로 떠났고, 최태원 SK 회장의 향후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 3종인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을 수출규제하는 경제보복 조치를 단행했다.이 중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수입 의존율이 90%가 넘는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반도체 주요 소재의 국가별 수입비중’에 따르면 올해 1~5월 포토레지스트 수입액은 11억2663만 달러(약 1조3260억원)다. 일본에서의 수입비중은 91.9%로 금액은 10만3516만 달러(약 1조2180억원)에 달한다.반도체 제작과정에서 불순물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는 불화수소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700여개 공정에서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공정은 50개 이상인데, 보관이 어려워 국내 반도체 공장에 재고가 한달치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기업은 수출규제 발효를 이틀 앞둔 지난 2일 주요 고객사에 ‘납품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이르면 한달 안에 생산라인이 가동 중단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일본으로 건너간 이재용 부회장은 국내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면담한 것처럼 현지 경제인들과 만나 수출규제 문제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최태원 회장도 이 부회장처럼 수출규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다른 기업 총수들과 함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만났다. 이들의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대책 마련에 주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업계에선 최 회장이 조만간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앞서 일본 도시바 메모리 지분투자를 통해 일본에서 확고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관련 투자를 확정지은 바 있다. SK 측은 일본과 국내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하이닉스 역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선언 직후 현지에 구매팀을 급파해 스텔라화학과 모리타화학 등을 찾아 반도체 소재 수급에 나섰다. 단, 추가 재고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시행된지 며칠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우선적으로 정확한 규제 대상과 내용을 해석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또 일본 업체지만 국내에 공장을 두고 반도체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재고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이어 “일본으로부터 재료를 직수입해 가공해 납품하는 국내업체와도 긴밀히 소통중”이라며 “수출규제 심사에 90일이 소요되는 만큼 생산현황과 상황을 모니터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