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화장품 수출 잠정실적 3.9억달러 11.9% 하락수출 50% 넘는 홍콩·중국 뚝업계 전략 수정 '박차'… 구조조정 및 온라인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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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K뷰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몇 년 간 두자리 성장세를 보이던 이 시장에서 5개월 만에 수출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중국의 사드(THADD) 보복과 전자상거래법 규제, 중국 로컬 브랜드의 성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메이드 인 코리아라면 무조건 잘 팔리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중국시장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 중국向 수출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 

    9일 관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올 6월 화장품 수출 잠정실적은 3.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홍콩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가장 크게 감소했고 중국이 6.6% 감소했다. 전달(5월) 대비 중국은 26.1% 줄었다. 최근 중국 화장품 판매가 회복(5월 누적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 16%)되고 있는 있는 점과 반대로 가는 지표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수출 품목별로 보면 마스크팩이 32%, 눈화장품(아이섀도우 등) 23.1%, 페이스화장품(파우더 등) 5.5% 감소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전자상거래법 규제 강화 발표로 인한 수출활동 위축과 중국 소비 부진 영향으로 풀이했다. 이 법안은 중국 구매 대행 보따리상(따이공)을 단속하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해외 구매 대행 행위 단속과 전자상거래 수출입 통로를 재정비하는 것이 골자로 시행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홍콩 수출은 심천을 경유해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불법 따이공 채널 성격이 강했다. 주로 중저가 기초 브랜드"라면서 "지난 1~2년 사이 홍콩 수출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로컬 업체들이 급성장한 것도 한몫한다. 이들은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기술력을 지닌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통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이췌링은 2010년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시작해 티몰에서 화장품 매출 1위를 기록, K뷰티를 위협하고 있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최근 수출 데이타의 저하는 한국 화장품 산업의 대 중국 화장품 판매 채널 및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막연한 K뷰티의 시대가 가고, 제품 및 브랜드력, 채널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진검 승부'의 시대"라고 내다봤다.

    ◇ 中 '전략 수정' 나선 K뷰티

    국내 화장품업계가 저마다 중국시장에 대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최근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소비 패턴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 방문판매 브랜드로 친숙한 프리메라와 지난해 아닉구딸에서 리뉴얼한 구딸 파리로 중국 스킨케어 시장은 물론 향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킨케어부터 색조·향수 브랜드까지 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성장하는 럭셔리 화장품 시장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시장에도 집중한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최근 몇 년사이에 온라인 판매비중이 오프라인 판매를 급격하게 앞질러 선 것이 주된 요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6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5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130여 개 중국 매장을 모두 철수한 데 이어 토니모리는 칭다오유한공사, 심양토리화장품유한공사 등 2곳인 중국법인 중 심양토리화장품유한공사를 청산하고 중국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대신 CS(Cosmetic Store)매장이나 온라인 채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클리오도 중국 매장을 전부 철수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기준 각각 45개, 93개 입점했던 왓슨스, 세포라 매장에서 지난 5월 모두 철수시켰다. 클럽클리오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플래그십스토어 1개를 제외하고 1~2선 도시에 있는 모든 점포를 폐점할 예정이다. 

    대신 티몰글로벌과 파트너쉽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C2C(소비자와 소비자 간 전자 상거래) 채널 공략을 위한 사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등 글로벌 ODM 업체들이 생산해 주기 때문에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가성비가 높다"면서 "굳이 상대적으로 비싼 해외 브랜드를 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국내 중저가 기초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