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 LGD·이노텍 초라한 성적표LCD 공급과잉 대응 OLED 투자 속도… '차입금 확대'애플 스마트폰 판매 실적 주춤… '재무 여력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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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가 발생하면서 전자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LG그룹의 부품 계열사들도 올 상반기 초라한 실적을 거뒀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가 집행되면서 재무 체력도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매출 11조2321억원, 영업적자 50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적자는 1.5배가량 확대됐다. 순손실 규모는 6128억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미중 무역분쟁 등 매크로 우려 확대로 유통사와 세트사들이 구매를 보수적으로 전환하면서 패널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가격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의 또 다른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도 최근 들어 실적 부침이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매출 2조8909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75.6% 줄어든 수치다. 순손실도 381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년 연속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올해는 영업이익 18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지만, 1분기 영업적자 114억원을 낸 결과다. 스마트폰 부품 수요가 감소하는 1분기에 접어들면서 카메라모듈과 모바일용 기판 등의 판매가 줄었고, 신모델 대응을 위한 고정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 감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면서 재무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기준 부채가 2016년부터 지속 증가하면서 올해 20조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올 상반기 141%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 158%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LCD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OLED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 차입금은 11조4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5660억원 대비 50.7% 증가했다. 이 중 순차입금은 두 배 이상 증가한 8조906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순차입금 비중은 31%p 상승한 61%에 육박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라인 확대를 위한 중국 광저우 공장 투자가 마무리됐지만, 파주 10.5세대 OLED 투자를 확정하면서 추후에도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에도 6억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동비율 역시 지난해 상반기 100%를 밑돌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그보다 11.5%p 하락한 88.0%를 기록했다.

    LG이노텍의 경우 부채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10%p 하락했지만, 여전히 170%에 육박했다. 유동비율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113%에 머물렀다.

    LG이노텍은 지난해 3분기부터 총 차입금 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순차입금은 1조4600억원을 기록, 비중은 70%에 달하고 있다. 이에 올 2분기 순이자비용만 145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거래선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최근 주춤하면서 재무 여력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LG이노텍의은 전방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둔화 및 경쟁심화, 전략 거래처에 대한 높은 실적의존도를 감안할 때 현 신용도의 안정성이 지지되기 위해서는 장래 수익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 완충력이 요구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