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2월 두 차례 더 인하, 한은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커" 전망최근 집값 반등세는 부담 요인으로 꼽혀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일본의 경제보복 등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수출 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0%대에 머물면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0%)를 밑도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관세전쟁'과 이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추이가 겹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4일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일본 수출규제에 국내 경기가 타격받는다면 한은이 10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한 차례씩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사상 최저수준인 연 1.00%로 내려간다. 한은은 지난 2012년 7월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2016년 6월 1.25%까지 낮아졌다.

    한은은 당시 한미 금리의 역전폭 확대 우려 등으로 더 인하하지는 못했다.

    업계는 한은이 지난달 금리를 내린 뒤 그 효과를 살피며 '한일 경제전쟁'의 영향을 고려해 추가 인하 시기를 검토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일본의 조치가 국내 여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한다면 시장에서는 8월 인하도 기대할 것"이라면서도 "시기는 10월, 11월에 더 무게가 실린다"고 밝혔다.

    일본산 부품 수입이 늦어지거나 줄어들면 국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다시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7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1% 감소하며 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자 "일본의 조치는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관측에 힘을 싣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일, 다음달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한국의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다. 미중 관세전쟁 우려가 커지자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확산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연구위원은 "한은이 11월에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하향 조정하며 금리도 함께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추가 인하 폭과 시기가 문제일 뿐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함께 했다. 

    다만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한은의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조사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은 0.02% 올라 5주 연속 상승했다. 추가 금리 인하시 억눌러 온 집값 상승 심리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이 한은으로선 부담으로 꼽힌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집값이 다시 움직인다는 지적에 "정부의 금융안정 노력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고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이런 상황의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할 경우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