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렌즈 어두운 안경 쓰고 나타나… 신라젠 쇼크 책임 면피 '의혹'주말에 무리하게 기자간담회 감행… 오는 5일 주가 하락 방어 목적?
  • ▲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4일 기자회견에서 한쪽 렌즈가 어두운 색의 안경을 쓰고 모습을 드러냈다. ⓒ박성원 기자
    ▲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4일 기자회견에서 한쪽 렌즈가 어두운 색의 안경을 쓰고 모습을 드러냈다. ⓒ박성원 기자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4일 기자회견에서 한쪽 렌즈가 어두운 색의 안경을 쓰고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표가 건강상 이상 문제로 '신라젠 쇼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무용성 평가 결과를 보충 설명하기 위한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이하 DMC)가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PHOCUS) 중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유럽 등 21개국에서 간암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벡사벡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은 기존 간암 치료제 '넥사바'를 병용 투여한 300명과 넥사바만을 단독 투여한 300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무용성 평가에서 펙사벡의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사실상 펙사벡이 신약으로서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신라젠은 가격제한폭(29.97%)까지 하락한 3만 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7년 11월24일 기록한 최고가(15만 2300원) 대비 79.51% 떨어진 수치다. 이날 하루 만에 신라젠의 시가총액이 9400여 억이 증발하면서 코스닥 시총 순위가 전날 3위(3조 1654억원)에서 6위(2조 2186억원)로 내려앉았다.

    신라젠이 이날 주말인데도 무리하게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오는 5일 주가 하락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한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송명석 신라젠 부사장은 "문 대표가 앞을 잘 보지 못해 입장문은 제가 대독하겠다"면서 문 대표이사의 입장문을 대신 읽었다.

    이어 문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제가 지금 몸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항간에 제가 '발빼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의학 개발에 제 모든 것을 걸고 달려왔다"고 호소했다.

    그는 "회사 내에 먹튀하고 발 빼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그런 사람들 중에) 회사에 남아계신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주주들로부터 추가 지분 매입했으면 좋겠다고 간곡하게 부탁하는 문자와 메일을 많이 받았다"며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회사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를 비롯한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으로 인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문 대표가 무용성 평가 결과에 대해 예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 대표가 지난 201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총 156만 2844주를 1주당 평균 8만 4815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총 132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 대표가 건강상의 문제로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식의 항암 바이러스다. 펙사벡은 일반 세포까지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