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5년 이내 3대 질환 병력 묻지 않는 ‘3·1간편보험’ 출시그간 가입 어려웠던 노령·유병자…보험사 새 격전지로 급부상
  • ▲ 메리츠화재 사옥ⓒ연합
    ▲ 메리츠화재 사옥ⓒ연합
    손해보험회사들이 노인 및 유병자의 보험 가입 절차를 간소화한 보험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오는 7일 새로운 간편보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7일 ‘간편한 3.1건강보험’을 출시한다.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등 필요 소견이 없거나, 1년 이내 상해 및 질병으로 입원 또는 수술 기록이 없다면 누구든지 가입 가능하다.

    이는 기존 상품 대비 의무 고지 항목에서 2년 이내 질병 고지 항목을 1년으로 축소하고, 5년 이내 암·뇌질환,심장질환 등 3대 질환 병력을 묻는 질문을 없앴다. 

    앞서 KB손해보험도 지난 7월 22일 5년 이내 3대 질환 병력을 묻지 않는 ‘3.1만세 KB더간편건강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또한 DB손해보험도 지난달 초 5년 이내 3대 질환 병력만 묻는 '1Q 초간편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 역시 최근 언더라이팅 정책의 변화를 줘, 5년 이내 3대 질환 병력이 없으면 유병자 및 고령자도 기존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문턱을 낮췄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기존 건강보험 상품의 의무 고지사항을 변경 및 감액하거나 삭제하는 이유는 유병자·노인층이 보험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주력제품이던 치매 및 유사암 보험상품이 금융당국의 제재로 판매가 어려워져서다. 

    올 상반기 각 손보사들은 일제히 치매보험 상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한때 치매보험 진단비 가입금액이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각 보험사에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그 영향으로 현재 각 보험사의 경증치매 가입한도는 500만원까지 축소됐다. 

    업계누적 가입한도는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종류별로 누적 보험금의 가입한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대표적으로 암보험·입원일당 등 정액형 보험이 있다.  

    일반암 진단비 역시 어린이보험 및 건강보험 가입을 위한 유인책으로, 한때 가입금액이 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도 지난 4월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D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재 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이 업계누적 가입한도를 도입한 상태다. 또한 오는 9월까지  모든 손보사로 업계누적 가입한도가 확대되면서, 판매 실적 또한 과거 대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유병자 및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간편보험 시장이 손보업계 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보험사의 판매 경쟁으로 보험 가입 문턱이 한층 낮아진 만큼, 향후 가입고객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사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치매보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금융당국의 제재로 그 기세가 한풀 꺾인 상태”라며 “현재 손보업계는 유병자 간편보험을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며,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