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쿠폰 효과에 이용자 수는 반등, 소비 회복은 제한적美 투자사 ISDS·USTR 청원까지 … 대외 변수 확대11개 부처 전방위 조사에 규제 부담 가중소비자 여론·법적 분쟁 겹치며 경영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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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뉴데일리DB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둘러싼 리스크가 단일 이슈를 넘어 복합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보상 쿠폰으로 모바일 이용자 수는 단기 반등했지만 소비 회복은 제한적인 데다 전방위적 정부 조사는 물론 미국 투자사 대응까지 겹치며 경영 환경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쿠팡의 주요 주주인 그린옥스 캐피탈과 알티미터 캐피탈은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또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 정부의 조치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도 제출했다.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회와 행정부 차원의 조사와 규제 움직임이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조사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세청, 경찰 등 11개 부처가 쿠팡을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쿠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미국 투자사의 ISDS 중재의향서 제출은 당사의 입장과 무관하다"며 "모든 정부 조사 요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사들의 강경 대응이 자칫 정부와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상황을 경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외부 변수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쿠팡의 한국 법인 지분 100%는 미국 상장사인 모회사 쿠팡Inc.가 보유하고 의결권의 70% 이상은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갖고 있다.
특히 그린옥스의 창립자 겸 파트너인 닐 메타가 쿠팡Inc 이사회 멤버라는 점에서 투자사 대응이 쿠팡 경영과 완전히 분리된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사회 차원의 연결고리를 감안하면 이번 ISDS 움직임이 쿠팡의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
- ▲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만적인 쿠팡 5천원 할인 쿠폰 거부한다" 노동자·중소상인·종교계·정당·소비자·시민사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쿠팡을 둘러싼 법적 리스크도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 로펌 헤이건스 버먼이 공시 위반과 관리 부실을 문제 삼아 쿠팡Inc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국내 쿠팡 주주들 역시 위더피플 법률사무소를 통해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한 논란이 소비자 이슈를 넘어 투자자와 법적 분쟁으로까지 확산된 셈이다.소비자 여론 역시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1인당 총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순차 지급하며 이용자 이탈 방지에 나섰다. 쿠폰은 쿠팡·쿠팡이츠에 각각 5000원, 쿠팡트래블과 명품·뷰티 플랫폼 알럭스에 각각 2만원씩 나뉘어 제공됐다.
하지만 사용 기한과 적용 범위가 제한된 구조여서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라기보다 고객 재유입과 신사업 이용을 유도한 조치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쿠팡이 책임 이행보다 매출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며 쿠폰 거부 및 탈퇴 선언 캠페인에 나서기도 했다.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쿠팡의 모바일 이용자 지표는 버티는 모습이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1601만명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 수준인 1600만명대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이용자 이탈에도 불구하고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와우 멤버십 생태계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했다.다만 이용자 수 회복이 곧바로 소비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쿠팡의 일별 결제 추정액은 사태 이전 1200억~1800억원대에서 사태 이후 1200억~1600억원 선으로 낮아졌고 최근에도 1200억원 초반대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카드 3사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의 일평균 매출은 이전 대비 7.11% 감소했다.업계에서는 이용자 지표는 방어했지만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부담은 오히려 커진 국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이후 소비자 여론, 정부 조사, 투자자 대응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단기 반등만으로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리스크 관리와 신뢰 회복이 경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