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기간 보다 실구매가 2~3배 높아이통사, 방통위 모니터링 강화 불법보조금 자제다음달 추석 명절 특수 앞두고 '특가' 대란 발생 가능성
  • ▲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 ⓒ연찬모 기자
    ▲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 ⓒ연찬모 기자
    "현재 사전예약 접수를 받은 판매점 가운데 개통이 진행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일부 판매점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으로 접수된 사전예약마저 취소해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 5G(이하 갤노트10)'의 사전 개통이 시작된 20일,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내 휴대폰 집단상가는 갤노트10 구매 문의에 나선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사전예약 기간 각종 온·오프라인 판매점에서 대규모 불법보조금을 내걸었던 만큼 다수의 방문객은 갤노트10 시세 묻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제 갤노트10은 사전예약 기간 일명 '성지'로 불리는 판매점들을 중심으로 10만~20만원대에 예약 접수가 이뤄졌다. 갤노트10과 갤노트10 플러스(256GB)의 출고가는 각각 124만8500원, 139만7000원이지만 판매점들이 약속한 불법보조금 등을 통해 출고가의 10~20% 가격으로 예약이 진행된 바 있다.

    이날 역시 판매점 곳곳에서 가격 문의가 잇따랐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이동통신사의 갤노트10 공시지원금을 비롯해 판매점에 추가로 지원하는 불법보조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게 이곳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생 서지훈(25)씨는 "서울에서 갤노트10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글을 보고 오늘 아침 대구에서 올라왔지만 실제 가격을 확인하니 일반 대리점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며 "갤노트10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판매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 판매점에서 갤노트10 가격을 문의한 결과, 8만원대 이상 요금제를 6개월 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35만~45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했다. 사전예약 기간에 비해 2~3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갤노트10 플러스도 50만~6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많은 판매점이 정해지지도 않은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 등을 부풀려 소비자들을 유혹했다"며 "입소문이 나면서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판매점들도 갤럭시S10 5G 수준의 지원금을 예상했지만 높아진 가격으로 개통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몇몇 판매점은 고객들의 항의 전화 대응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통신 3사는 갤노트10의 공시지원금을 요금제에 따라 28만∼45만원으로 확정했다. 최고 지원금이 70만원에 달했던 갤S10 5G보다 25만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선 방통위의 단속에 따라 불법보조금 규모도 60만~70만원에서 20~30만원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이동통신사들의 지속되는 5G 과열 경쟁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대규모 불법보조금 지급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며 "다만 다음달 명절 특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특가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