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4구 시세-거래량 동반 상승… 바닥설 '솔솔'GTX-B 등 광역철도망 사업 속속 가시화… "반등은 시간문제"
  • ▲ 2019년 7월 주택 매매거래량. 신고일 기준. 전체주택.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
    ▲ 2019년 7월 주택 매매거래량. 신고일 기준. 전체주택. 자료=국토교통부. ⓒ뉴데일리경제

    강남4구를 비롯한 서울 부동산 매매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은 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던 집값이 '꿈틀'대면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지역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광역교통망 관련 발표가 속속 이뤄지면서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 반등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이 1만2256건으로 6월 8990건보다 36.3% 늘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언을 한 전후로 주택 거래가 불붙었던 지난해 7월 거래량 1만1753건에 비해서도 4.27% 증가한 수치다.

    전국 기준으로도 7월 거래량은 모두 6만7349건으로, 지난해 7월 6만3684건에 비해 5.75% 증가했다. 전월(5만4893건) 대비로도 22.6% 늘었다. 전년동월과 비교해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서울 거래량 급증은 지난 초여름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증하면서 이후 일대 구축 아파트까지 추격 매수세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펼친 강력한 부동산정책 여파로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 깔려있는 만큼 상승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시장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전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최근 5년간 7월의 평균 거래량(8만9128건)과 비교하면 지난달 서울의 거래량이 유독 많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월대비 상승폭을 보면 '기저효과'라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 지난달 거래량 중 6398건(52.2%)이 강남에서 이뤄졌다. 강남 거래량 가운데 2655건(41.4%)은 강남4구에서 진행됐다. 강남4구의 지난달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7월(1589건)에 비해 67.1% 증가했고, 전월(1791건)에 비해서도 48.2% 늘었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였던 강남 집값이 7월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거래량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3주 기준 서울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은 전주에 비해 0.02% 상승했다.

    감정원 측은 "대다수 주택시장은 시장 불확실성 및 대출규제 영향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기 지역 신축과 역세권 및 상대적 저평가 단지가 상승하면서 전체적으로 지난주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 ▲ 'GTX B' 노선도. 예타 단계에서 검토된 노선(안)으로 향후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을 거쳐 구체적인 노선 및 정거장 등이 결정될 계획. ⓒ국토교통부
    ▲ 'GTX B' 노선도. 예타 단계에서 검토된 노선(안)으로 향후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등을 거쳐 구체적인 노선 및 정거장 등이 결정될 계획. ⓒ국토교통부

    이처럼 서울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의 거래량과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GTX B노선과 신안산선 등 광역교통망 확충 등 대규모 개발호재를 업고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교통망 확충은 최대 개발호재로 꼽힌다. 특히나 상대적으로 교통 사각지대로 꼽혔던 지역들에 신규 노선이 조성되는 만큼 서울 접근성 개선에 따른 부동산 경기 반등이 기대되는 것이다.

    실제로 착공에 들어간 GTX A노선 일대는 집값이 크게 올랐다

    국토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보면 A노선 인근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분양가에 비해 1억1000만원 오른 4억6000만원(84㎡, 24층)에 실거래됐다.

    또한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C노선 인근 아파트 가격도 눈에 띄게 올랐다. 대표 수혜지인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있는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1단지'는 예타조사 결과 발표 이전보다 8000만원 오른 4억6000만원(84㎡, 14층)에 거래됐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21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개최해 GTX B노선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만 5조7350억원에 달하는 이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13개 정거장(총 80㎞)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개통시 평균 시속 100㎞로 운행해 송도부터 서울역까지 26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기존 광역버스를 통해 1시간22분이 걸리던 시간이 1시간이나 앞당겨지는 셈이다. 또 여의도~청량리(35→10분), 송도~마석(130→50분) 구간도 이동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B노선은 2014년 2월부터 예타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경제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돼 사업이 지지부진하기만 했다. 올해 1월 정부의 예타 면제 대상에서도 제외되기도 했다.

    3기 신도시 개발계획에 포함된 B노선 사업은 5년 6개월 만에 경제성 분석과 종합 평가를 모두 통과한 만큼 앞으로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 측은 "사업을 재정, 민자투자 방식으로 할지 결정하기 위해 민자적격성 검토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즉시 신청하고 연내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2022년 말에는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신안산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 '신안산선' 노선도. ⓒ국토교통부

    이어 22일에는 국토부가 서울 도심과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잇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실시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신안산선은 3조3465억원을 들여 안산, 시흥부터 여의도에 이르는 44.7㎞ 구간(정거장 15개소)에 광역철도를 놓는 사업이다.

    노선이 개통되면 한양대~여의도, 원시~여의도 간 소요시간이 기존 100분, 69분에서 25분, 36분으로 약 50~75% 단축될 전망이다. 특히 원시~시흥시청 구간에는 소사·원시선을, 시흥시청~광명 구간에는 월곶·판교선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착공식은 9월9일 안산시청에서 개최할 계획이며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밖에 김포공항과 김포 양촌역을 잇는 김포도시철도가 개통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수원에서 화성, 안산을 거쳐 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 복선전철 건설사업(52㎞)이 올해 말 준공, 내년 하반기 개통 예정이다.

    교통망이 확충되는 노선 인근 주택시장은 기대감이 무르익은 분위기다. 아직 구체적인 정거장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철도역이 들어설 예정인 인근 집값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걷어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지역의 숙원사업이던 대규모 교통망 구축사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으로 수혜 지역의 부동산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 노선을 중심으로 수혜 지역에서 공급에 나서는 단지들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시세 상승률이 유지되고 있고, 거래량도 증가하는 가운데 대규모 개발호재가 가시화되면서 가라앉았던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며 "여기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공약들이 올라올 것을 감안하면 침체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다만 사업 진행 과정에서 돌발변수가 많고 특히나 대형 교통망 사업의 경우 예타 통과 이후 지연된 사례가 적지 않다보니 사업 진행을 잘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