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발판삼아 중금리대출 확대, SBI·OK·웰컴 등 대형사 독주순익확대 속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증가로 빨간불, 모니터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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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이 상반기 장밋빛 성적표를 발표했다. 중금리 대출이 크게 늘며 순익 증대를 견인한 덕분이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5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수치다.

    지난 상반기 대출 확대를 통해 이자이익이 1199억원 가량 증가해 영업이익이(479억원) 늘었고, 판관비도 661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SBI, 웰컴, OK저축은행 등 대형사들이 실적 선방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된다.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10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늘었고, OK저축은행도 순익 455억원으로 3.9% 증가했다.

    디지털뱅크 영업에 주력한 웰컴저축은행은 순익 532억원을 거두며 전년 대비 76%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디지털 금융으로 판관비가 인건비가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정부가 추진한 정책으로 중금리 대출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고, 연체율이나 부실 관리가 예전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순익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저축은행들의 자산과 자본도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 총자산 70조8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원 늘었다. 대출금도 60조9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확대됐다.

    자기자본은 8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6.3% 늘었다. 순이익이 커지면서 이익잉여금이 4403억원 늘었고 유상증자(452억원)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지난 6월말 총여신 연체율은 4.1%로 2018년 말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무려 0.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금감원은 대출채권 잔액이 늘었고, 부실채권 매각과 상각에 따른 연체 채권이 감소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4.2%로 전년말(4.2%)과 유사한 수준이며 가계대출 연체율은 4.0%로 전년말 대비 0.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9%였던 연체율은 2017년 4.5%, 2018년 4.0%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상반기 4.4%로 다시 반등했다. 대출잔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연체채권이 늘면서 연체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로 2018년말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1.4%로 작년 말 대비 3.8%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 100%이상을 충족 중이다.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89%로 작년말대비 0.56%포인트 상승했고 규제비율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순이익 증가로 자기자본 증가율(7.3%)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3.2%)을 상회한 덕분이다.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저축은행 업권의 총자산과 총여신 증가세가 계속되며 당기순이익도 양호한 실적을 시현 중이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최근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잠재위험에 대비해 저축은행 영업과 건전성 현황을 점검하고 개인사업자에 대한 체계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활성화를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