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천막농성에 이어 광화문 대규모 집회 개최…대외적 비방은행원들 "노조 투쟁으로 고객 불안↑, 지점 직원들 항의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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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B하나은행 노조가 직원과 고객들에게 갈등을 조장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은행 직원들에게도 외면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노사합의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사측에 특별보로금 지급과 승진인사 실시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KEB하나은행 노조와 사측의 대립은 지난 7월 말부터 시작됐다. 노조는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명목상 특별보로금 지급과 승진인사 실시를 요구하며 은행과 경영진을 비방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본점 로비 점거에 그치지 않고 유인물 배포와 본점 앞 거리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행위까지 나서면서 사측은 노조의 소통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보로금과 승진의 문제는 경영진과 대화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데 무조건적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은행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은행원의 근무 여건이 과거보다 개선된 점을 감안할 때,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를 모두 수용해주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근 은행권은 디지털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가 늘어 점포 폐쇄가 증가하고, 주52시간 제도의 시행 등으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하고 주52시간 제도로 여유로운 근무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 눈높이에 비추어 볼때 보로금을 요구하는 행태는 대표적인 귀족노조의 모럴헤저드로 인식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노조가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논란이 불거진 파생결합상품(DLF) 관련 성명서까지 발표하자 직원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DLF를 판매한 뒤 고통받고 있는 고객과 PB직원들을 위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장과 조직을 비판하면서 많은 직원들이 상처받고 노조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은행 측은 "노조가 지난 6월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전인 지난 3월부터 이미 해당 상품 판매를 중지하고 4월부터 총 9차례 직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현장 의견을 청취해왔다"며 "심지어 그 자리에 노조가 참석하기도 했고 대책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영진과 PB가 이를 모두 외면해 온 것처럼 성명서를 배포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권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앱에는 노조의 행태를 비판하는 직원들의 의견도 적나라하게 게시되고 있다. 

    노조의 DLF성명서 배포는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에 대한 배신이며, 노조의 외부투쟁으로 고객이 불안을 느껴 지점 직원들이 항의받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내부 인트라넷 상의 실명 직원 광장에서도 노조의 행태를 비난하며 성토하는 글이 끊임없기 게시되는 중이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논의돼야', '조직 평판을 무너뜨리고 직원을 힘들게 하는 사려깊지 못한 행동은 비판받아야', '진정으로 직원들을 위한 노조로 남아 주기를' 등 비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노동조합은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순기능을 위해 존재해야하는데, 경영권 간섭이나 정치적 투쟁만 일삼는다면 결국 직원들은 정작 누릴 수 있는 권리와 혜택을 받지 못하과 피해만 보는 악순환이 거듭될 것"이라며 "직원이 외면하는 노조는 존립의 근거를 잃게 되고 고객이 외면하면 은행은 존립 근거를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