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기준 놓고 '삼성 vs LG' 주장 팽팽학계 "화소수 충족하면 8K… 국제표준 없어"
  •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 자료사진. ⓒ이성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8K TV' 논란이 확전되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화소 수만 충족한다면 8K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TV를 놓고 날 선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선공을 날린 쪽은 LG전자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8K TV 제품의 화질선명도(CM)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ICDM 표준규격(IDMS)에 따르면 해상도는 화소 수와 구분돼야 하고, CM 요건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이같은 주장에 삼성전자는 8K 화질 기준 중 CM 값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8K 하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 색감 등 다른 광학적 요소와 화질 처리 기술 등이 조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디스플레이협회에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8K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양측이 주장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디 말이 맞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삼성 TV가 8K 기준에 부합한다는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곽정훈 서울대 교수는 "각 사가 제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삼성 TV가 8K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장혁 경희대 교수도 "화소 수 8000개를 충족하면 8K로 정의되고 있다"며 "일부 기관에서 화질을 평가·측정하고 있지만 8K에 대한 국제 표준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화소 수가 올라가는 만큼 화질이나 색감 등 다른 요인들이 받쳐줘야 하지만, 이 기준들을 가지고 8K를 정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8K 인증 기준' 자료를 내고 "디스플레이는 1x1 그릴 패턴 기준 최소 50%의 CM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이번 8K 이슈와 관련해 "OLED가 기술이나 화질 측면에서 삼성 TV보다 더 뛰어나겠지만, 일반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차이가 없다"며 "OLED TV의 원가가 높은 만큼 LG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화질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삼성을 공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