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식품 배달 시장 규모 3년만에 2배 이상 증가식품업계 배송 서비스 경쟁 치열한 가운데친환경 포장재 도입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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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식품 배송 시장에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제과나 음료 등 단순한 제품 포장재를 중심으로 도입된 환경친화적 소재는 배송 폐기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7818억원에서 2017년 11조896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새벽·당일배송 등 식품업계의 배송 서비스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업계는 배송 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포장재를 환경친화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단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의 방문판매 브랜드 풀무원로하스는 최근 포장을 간소화하고,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해 건강기능식품에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했다.

    식품업체들이 포장재에 친환경소재를 도입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장기간 섭취 및 보관이 중요한 제품인 탓에 친환경 패키지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용기의 내구성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풀무원로하스는 용기의 내구성뿐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한 친환경 패키지 제품을 내놨다. 특히 용기와 라벨의 재질을 통일해 가정과 폐기물 재처리 과정에서 배출 시 용기에서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제거했다. 
     
    고객이 사용하는 리플렛과 종이백에도 친환경 종이인 ‘싸이클러스(cyclus)’와 ‘얼스팩(EARTH PACT)’을 각각 적용했다. 

    풀무원로하스는 향후 건강기능식품 패키지에 얼스팩을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얼스팩의 점진적인 도입을 위해 현 제품 패키지에 사탕수수대 티끌을 살려 프린팅하고 있다. 소비자의 얼스팩 적응을 돕기 위해서다.

    풀무원로하스 김미현 마케팅 팀장은 “최근 건강기능식품업계도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라며 “풀무원로하스는 내구성과 안정성에 환경까지 고려한 친환경 패키지 건강기능식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풀무원은 지난 6월 환경의 날을 앞두고 2022년까지 전 제품에 ‘환경을 생각한 포장’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풀무원로하스의 전 제품은 풀무원기술원 포장연구팀을 통해 내구성과 안전성은 물론 과대포장 여부, 친환경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출시하고 있다. 바른 먹거리를 넘어 환경까지 생각하는 깐깐한 기준 적용으로 친환경 경영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서 맞붙은 마켓컬리와 SSG닷컴의 친환경 포장재 도입 전쟁도 활발하다.

    SSG닷컴은 처음부터 친환경 새벽배송을 내걸고, 서울, 경기 일부 지역에서 일일 배송물량을 5000건으로 한정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광고와 마케팅 측면에서도 첫 배송 고객에게 제공한 '알비백'과 포장 폐기물 최소화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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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꾸준한 수요 증가에 따라 권역 확대와 배송 물품 확대가 이뤄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올 연말 세 번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이 완공되면, 안정화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1만건까지 배송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많은 고객이 친환경 새벽배송을 이용해보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권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변경해 맞섰다. 비닐 완충 포장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 파우치로, 박스테이프는 종이테이프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한다.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켓컬리는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의 비닐과 2130톤의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루 물동량 기준 샛별배송의 비중은 약 80%에 달해 단계별 도입에도 가시적인 감축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켓컬리 측은 "최근 많은 기업이 채택한 재사용 포장백 역시 선택지에 있었으나, 자체 분석 결과 위생에 대한 우려와 제작 과정, 소재 및 에너지를 감안하면 훨씬 많은 횟수를 사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논외로 뒀다"고 강조했다.

    마켓컬리가 사용하는 종이 포장재는 내부 패키징팀에서 2016년부터 연구하고 실험을 거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친환경 보냉 박스다.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제작되며, 2중 골판지를 사용한 공기층 구조를 활용해 보냉력을 높였다. 재활용에 적합한 특수코팅으로 습기에 강해 장시간 견고한 형태를 유지한다.

    마켓컬리는 샛별배송 지역부터 냉동 보냉 박스에 종이 포장재를 먼저 도입하고, 배송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소요되는 택배 배송 지역은 더 완벽한 준비를 거쳐 포장재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까지 사용하는 모든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택배사업에 뛰어들며 배송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현대리바트도 가구 포장 폐기물 줄이기에 나섰다. 현대리바트는 가구 배송 시에 완충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플라스틱 사용량도 현재의 2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리바트는 스티로폼을 대체할 완충재로 100% 재생종이를 사용해 만든 ‘허니콤’을 사용한다. ‘허니콤(Honeycomb)’은 재생종이를 벌집 구조로 만들어 쉽게 구겨지지 않도록 제작된 완충재로, 재생종이 1톤(t)이면 30년산 소나무 20그루를 보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허니콤’ 도입에 따라 현대리바트가 연간 사용하게 되는 재생종이 포장재의 양은 연간 350톤으로, 종이의 원료로 사용되는 30년산 소나무 7000그루를 아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는 특히, 고객에게 가구 배송 후 ‘허니콤’을 다시 수거해 재사용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 자원 선순환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가구 배송시 스티로폼과 더불어 모서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사용량도 현재의 20% 수준으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1회 사용 후 폐기했지만, 앞으로는 ‘허니콤’과 함께 수거해 재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윌리엄스소노마社(WSI) 제품 등 수입 품목도 올 연말까지 전체 완충재의 70% 가량을 ‘허니콤’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100% 재생종이로 만든 배송 패키지를 개발해 배송으로 인해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을 아예 없애는 방안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닐 등 플라스틱 포장재가 사용된 이후까지 고려해, 분해가 가능하거나 유해 성분이 낮은 생분해성 포장재를 도입하는 기업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델몬트와 손을 잡고 ‘델몬트바나나트윈팩’ 포장지에 100% 자연 분해되는 소재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바나나 트윈팩’ 포장재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자연 분해 필름인 PLA(폴리락틱산, Poly Lactic Acid)를 적용해 사용 후 매립 시 땅속에서 14주 만에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 포장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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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계에서는 이미 빨대, 비닐, 플라스틱 등 땅 속에서 분해되는 데 100년이 넘게 걸리는 소재 대신 자연 분해되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친환경 포장재 도입이 많이 이뤄졌다.

    신세계푸드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자연 분해 필름인 PLA(폴리 락틱 산, Poly Lactic Acid)를 적용해 만든 바나나 비닐 포장재를 개발했다. 이 포장재는 현재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바나나에 적용되고 있다. 기존 포장재 플라스틱 비닐은 분해 되는데 100년 이상 걸리지만 친환경 포장재인 PLA의 경우 14주만에 분해된다. 수분 투과율도 높아 바나나 자체의 선도가 오래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우유탄산음료 ‘밀키스’ 출시 30주년을 맞아 밀키스 로고, 슬로건, 포장 디자인 등에 대대적으로 변화를 줬다. 밀키스 500mL 제품은 기존 녹색 페트병에서 재활용이 쉬운 투명 페트병으로 바뀌었으며 점선 모양의 이중 절취선을 넣어 라벨을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에코 절취선 라벨’이 적용돼 친환경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의 문제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장재 혁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2014년에는 총 21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했다. 올해 6월에는 ‘파스타칩’의 기존 ‘투고(To-Go) 박스’ 형태 패키지를 스탠딩 파우치 형태로 간소화했다. 지난 2017년에는 협력회사와 공동으로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초코파이’, ‘포카칩’ 등 총12개 제품의 포장이 제과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녹색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약 70억 원을 투자해 환경 친화적 포장재 생산을 위한 ‘플렉소’ 방식의 인쇄설비 도입을 결정했다. 연간 잉크 사용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절감해 환경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발생량 감소를 위해 약 20억 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개선하고, 해외 법인으로 글로벌 친환경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은 기업이 다해야 할 사회적 책임임과 동시에 지속 성장을 위해 갖춰야 할 경쟁력”이라며 “오리온 윤리경영의 한 축인 친환경 경영 실천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지속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