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 CJ家 장남 이선호 "깊이 반성" 선처 호소… 檢, 5년 구형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CJ그룹 장남 이선호씨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이씨 측은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이씨가 처한 건강상 문제를 비롯한 가정 상황을 설명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인천지검은 7일  오전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대마)로 구속기소된 CJ그룹 장남 이선호씨에게 징역 5년에 2만 7000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이씨가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관련 증거가 명확한 상황이라 첫 재판에서 바로 검찰 구형이 내려졌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대마 매수와 수수 행위에 그치지 않고 국내로 대마를 밀수한 사건으로 밀수한 대마의 양이 상당하다"며 "대마를 흡연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사안이 중대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이날 카키색 수의를 입고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채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제 잘못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너무도 사랑하는 제 아내와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다는 사실이 너무도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에서는 책임감 있는 아들로, 자랑스러운 남편으로, 회사에서는 믿음직스러운 동료로 살아가겠다. 앞으로는 이번과 같은 행동을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씨의 변호인 측은 이씨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정상 참작을 호소했다.  이씨가 앓고 있는 건강상 문제와 그의 아내가 임신한 사실에 대해서도 밝히면서 이씨가 인생의 큰 전환점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잘못이 드러난 이후 만삭인 아내를 두고 혼자 검사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며 구속을 자청했다"며 "이런 행동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반성뿐 아니라 앞으로도 결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오른쪽 발에 나사와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유전병이 발현돼 지금도 육체저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종아리 근육이 위축되고 감각장애가 일어나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 이씨 아내의 추가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미 아내가 앞서 탄원서를 제출하긴 했지만, 개인 일정상 증인으로 출석하기 어려워 이씨와 관련된 여러가지 진술을 추가적으로 탄원서로 제출한다는 설명이다.

이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1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씨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그는 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이씨는 지난달 1일 오전 4시55분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개, 대마사탕 37개, 대마젤리 130개 등 변종 대마를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4월 초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등에서 마약류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