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식입장 밝혀…"관광 재개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혹스럽다"김정은 위원장,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하고 독자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혀
  • ▲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현대엘리베이터
    ▲ 현대그룹 연지동 사옥.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그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지시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그룹에서 남북경제협력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은 23일 김 위원장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언급에 대해 "관광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다"며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금 당장은 보도된 내용 이외에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전부 헐고 새로 지을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시설 현지지도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은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다만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돌연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하고 독자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대북사업을 전담하던 현대그룹도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을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준비를 추진해왔다. 올해 초 현대아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14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 중 350억원을 금강산과 개성의 관광설비와 사무시설 등을 개보수하는데 투입하기로 하는 등 금강산관광 재개 기대감도 한껏 무르익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도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현대그룹은 김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고 관련 대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