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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5%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 지역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판단이 작용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하며 17주 연속 상승세다. 서대문구(0.31%)와 광진구(0.29%), 금천구(0.29%), 영등포구(0.26%)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매수 문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13.8로 전주(107.1)보다 올랐다. 특히 강남 11개구가 기준점인 100을 넘어선 105.9를 기록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다.
집을 팔겠다는 집주인보다 사겠다는 주택 매수 희망자가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매수우위지수는 정부가 9·13 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첫째 주까지는 100보다 높았지만 두 번째 주인 10월 8일 96.9를 기록해 10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4월 22일에는 37.2로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5월 이후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매수우위지수는 8월 이후 상승세가 가팔라지더니, 9월 셋째 주 94.8로 90대로 올라섰고 10월 들어서자마자 100을 넘었다.
KB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을 예상하면서 매수자들은 지금이라도 매물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반면 매도자들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 외에 실수요와 재건축 수요, 학군 수요 등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공급위축이 야기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지난 8월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한 이후 다수 전문가들은 공급 감소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까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유동자금이 대거 부동산 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로 부동산 투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보면 매물이 없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집주인이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렸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9·13 대책 직전 모습과 비슷한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