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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보험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 젊은 CEO들이 등장하면서 올해 연말 세대교체가 본격화될지 관심사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부터 KB손해보험 양종희 사장, 농협생명 홍재은 사장, 농협손해보험 오병관 사장 등이 임기 만료된다.
내년 신한생명과 합병이 예고된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 임기도 내년 2월 3일까지다. 내년 3월에는 현대해상 이철영 대표이사 부회장, 한화손해보험 박윤식 사장 등의 임기가 끝난다.
보험시장은 최근 저금리,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를 통해 내년 국내 보험산업은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0%로 제로성장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어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 자산규모 4위인 KB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손해율 악화로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당기순이익이 10% 넘게 빠졌다. 지난 2016년 3월 KB손보 CEO로 취임한 양종희 사장은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으나 내년에도 자리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양종희 사장은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IG손보 인수를 진두지휘한 전력에 인수 후 안정적 통합작업을 이끈 공신으로 과거 은행장 후보로도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신한생명과 통합을 앞둔 오렌지라이프의 정문국 사장도 내년 2월 임기 만료 대상이다. 오렌지라이프 정문국 사장은 ‘직업이 CEO(최고경영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10년 넘게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 2007년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사장, 2013년 처브라이프생명(옛 에이스생명)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하고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수 CEO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해상 이철영 부회장은 각자 대표이사 선임 경력까지 포함해 총 9년간 대표이사를 지낸 장수 CEO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CEO로 재직한 뒤 자회사 이사회 의장으로 옮겼다가 2013년 현대해상 수장으로 돌아왔다. 현대해상은 지난 7월 박찬종 사장이 사임한 뒤 투톱 체제에서 이철영 부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바뀌게됐다. 이철영 부회장이 장기간 CEO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세대교체설이 흘러나온다.
최근 중소형 보험사들은 40대 CEO가 자리를 꿰차는 등 세대교체 움직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주주가 푸본생명으로 변경된 푸본현대생명은 1972년생인 이재원 대표가 수장 자리를 꿰찼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된 롯데손해보험은 1973년생인 최원진 대표가 수장으로 발탁됐다. 올해 말 출범 예정인 온라인 전용 손보사 캐롯손해보험도 1972년생인 정영호 대표이사 체제 출범을 예고한 상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도입 등으로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젊은 CEO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며 “보험 전문성을 갖추고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