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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10개 은행에서 시행됐다.
은행권은 시범실시일에 맞춰 기존 모바일뱅킹 앱에 오픈뱅킹 메뉴를 신설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했다.
오픈뱅킹은 타행 계좌의 자산 조회뿐만 아니라 이체, 송금까지 가능한 기능이다. 특히 타행 계좌의 자산을 한 번에 옮길 수 있어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고객 편의성에 맞춘 서비스 눈길
일단 고객은 거래 중인 모바일뱅킹의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타행에 예치한 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제 일일이 은행 앱을 열고 확인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자산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은행 계좌뿐만 아니라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등 흩어져 있는 모든 자산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직 증권의 경우 예탁금만 확인할 수 있지만 오는 12월 증권사를 통해 투자 중인 주식까지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잔액 모으기’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이 서비스는 최대 5개 은행의 입출금계좌에서 국민은행 입출금계좌로 자금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다.
즉시 이체와 예약 이체 방식이 있으며 예약 이체 방식은 고객이 자금이 필요로 하는 특정일 또는 특정 요일의 시간대에 맞춰 편리하게 자금을 이체할 수 있다.
◆고객 지키느냐, 뺏어오느냐 관건
오픈뱅킹은 편리함에 목적을 뒀지만 이면에는 고객을 지키느냐, 뺏어오느냐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고객 입장에선 저금리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이자를 주는 곳에 쉽게 마음이 갈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출시와 함께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 및 리워드를 제공하는 신상품도 출시했다.
신한 인싸 자유적금은 타행 계좌에서 해당 적금에 이체하는 경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 1.50%에 오픈뱅킹 이용 동의 시 연 0.50%,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계좌에서 해당 적금으로 출금 이체 시 입금 건별 연 1.0% 금리가 적용돼 최고 3.0%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 보너스 정기예금은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자금으로 가입 시 리워드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1000만원부터 5000만원까지 가입금액에 따라 1만원부터 5만원까지 리워드 적립금을 이자와 함께 제공한다.
1조원 한도로 판매하는 1년 만기 상품으로 적용금리는 연 1.65%이며 연말까지 오픈뱅킹 이용 동의 고객에게 연 0.1% 이벤트 우대 이자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타행 계좌를 등록할 경우 이체 수수료를 면제한다. 또 타행계좌에서 국민은행 예·적금, 펀드상품 등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농협은행 역시 오는 11월 23일부터 타행 계좌 50만원 이하 이체에 대해선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으며 환전 90% 우대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뺏어오는 입장에선 상당한 경품을 준비했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에 등록한 고객 중 선착순 2만명을 대상으로 GS쿠폰을 제공하며 추가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 드라이기, 에어팟, 백화점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기업은행 역시 추첨을 통해 506명에게 애플 아이폰11 프로(1명), LG노트북(2명), 삼성 공기청정기(3명),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쿠폰(500명)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아직 반쪽짜리 서비스…신용정보법 통과돼야
현재 오픈뱅킹은 일단 고객의 자산을 보여주는데 한정돼 있다. 기존 자산관리 앱인 뱅크샐러드, 브로콜리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다.
또 시중은행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 조건도 주택청약통장 연결, IRP 연결, 공과금 납부실적 등을 내걸고 있어 쉽게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긴 힘들다.
그러나 12월 핀테크기업이 참여할 경우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고객을 유도할 수 있다.
해외의 경우 고객의 자산뿐만 아니라 데이터까지 공유하며 신용정보에도 활용하고 있다. 즉, 흩어져 있던 고객의 정보를 한 곳으로 모아 대출까지 유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투자 영역에서도 고객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적절한 상품도 제시할 수 있다.
핀테크업체가 보유한 투자솔루션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제공, 부동산 투자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예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희망이 현실이 될려면 신용정보법 통과가 절실하다. 아직까진 타행 계좌를 불러오기 위해선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인인증서 활용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인증 제도가 도입됐지만 현실적으론 공인인증서 외에 대안이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선 마이데이타 산업이 본격 시동돼야 한다”며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이 신속히 통과돼야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