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롤스로이스 계약으로 향후 25년간 최대 500억원 연매출 기대미국의 '이닥' 인수로 수주 확대… 베트남 공장, 올해부터 가동 시작꾸준한 투자로 수익성 확대 예상… "그룹 내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항공엔진을 검수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항공엔진을 검수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 관련 사업에서 투자 결실을 맺고 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홀로 수익성을 확보, 그룹 내에서 점차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 롤스로이스와의 계약 체결로 앞으로 25년간 최대 500억원의 연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항공 엔진 부품 전문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또 다른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5일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영국 롤스로이스사로부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게 될 엔진부품은 롤스로이스가 생산하는 모든 기종의 트렌트(Trent) 엔진에 장착되는 '터빈 부품'이다.

    업계에선 이번 수주에 대해 롤스로이스와의 계약 중 단일 건으로 최대규모인데다가 단순 부품이 아닌 난이도가 높은 터빈 부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공급선을 대체하는 계약인 만큼, 제조 노하우와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란 분석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간 400억~500억원의 안정적인 추가매출이 기대된다"면서 "부품제작은 주로 베트남공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종 전투기 및 헬기 엔진 제작을 도맡아온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작 기업으로 지난해 4월 한화테크윈에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2016년 두산그룹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당시 두산DTS)를 인수한 데 이어 방산과 에너지, 기계 부문을 각각 분할해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로 나눴다. 지난해에는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을 분할해 한화테크윈을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 항공 엔진사업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 3대 엔진 제작사 중 한 곳인 미국 프랫&휘트니(P&W)의 엔진국제공동개발사업(RSP)에 참여했다. 2016년 9월에는 P&W 싱가포르 항공엔진부품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코네티컷에 위치한 항공엔진 부품 제조사 '이닥(EDAC)'사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3억달러 수준으로 이번 계약을 계기로 P&W, GE 등 엔진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수주 확대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베트남 엔진공장도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해 수익성 확대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축구장 면적의 8배에 달하는 신규 공장을 착공했다. 약 10만㎡ 부지에 연면적 6만여㎡ 규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준공식에 참석해 "베트남 공장은 한화그룹이 글로벌 항공 엔진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잇다. 당시 김 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2011년 이후 7년 만으로 그룹 차원에서 항공산업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 대목이다.

    업계에선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꾸준한 투자로 존재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도 수익성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그룹 내에서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986억원, 순이익은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 16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게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엔진사업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베트남 엔진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수익성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