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EUV 교육 및 세미나 지속 개최 스킨쉽무역분쟁 여파, 中 SMIC엔 차세대 장비 납품 끊어한-중 반도체 기술 격차 벌리기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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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일 극자외선노광장비(EUV)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이 중국 반도체업체에 장비 납품을 보류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들과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미 ASML의 EUV를 도입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EUV 공정 적용이 임박한 상황이라 앞선 기술력의 한국 반도체업체들이 ASML의 최대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최근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아직 EUV 공정을 도입하지 않은 SK하이닉스에도 EUV 공정 관련 교육과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EUV는 10나노 이하 반도체 미세공정을 위해 필수인 장비로 현재까진 ASML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대당 단가가 1500억~2000억 원 수준이고 기술 수준이 뒷받침 돼야 생산이 가능해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단 두 곳만이 EUV 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더불어 SK하이닉스가 신설하는 M16 공장에 EUV를 도입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UV 도입 이전에도 반도체 생산을 위해 ASML과 이미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ASML과 협력관계를 맺으며 7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ASML 지분 3%를 사들였을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이 중 절반 가량을 매각한 상태지만 앞으로의 협력관계를 감안해 나머지 지분은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다시 한번 '반도체 굴기'를 외치는 중국에게도 ASML은 반드시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물망에 오른지 오래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국영기업인 SMIC가 특히 ASML만이 공급할 수 있는 EUV 장비 도입을 추진해 빠른 속도로 삼성전자와 TSMC를 뒤쫓았다.

    하지만 SMIC의 꿈은 무산됐다. 외신에 따르면 ASML이 올해 말까지 하기로 했던 EUV 장비 납품을 최종 보류하며 중국 최초 EUV 도입이 좌절됐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ASML이 중국에 최첨단 장비를 공급해 미국을 자극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납품 보류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여파가 반도체 장비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덕분에 빠른 속도로 파운드리 등 반도체 분야에서 추격해왔던 중국을 당분간 저지할 수 있게 돼 삼성과 TSMC는 물론이고 SK하이닉스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시에 ASML이 그동안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맺어왔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며 최대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국시장에서 역할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