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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내 시위가 장기화되고,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홍콩 증시는 물론 이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10935.89로 마감했던 H지수는 15일 10424.80으로 마감했다.
약 일주일 새 4.7% 급락한 것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주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시위와 관련해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
반면 시위대 스스로 내부갈등 심화로 와해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발 리스크는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홍콩 H지수는 국내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발행 시 기초자산으로 많이 삼아온 지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16년 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등 파생상품들이 잇따라 원금손실구간인 녹인에 진입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 투자자들은 큰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실제 H지수는 2015년 5월 15000에 근접한 14962.74를 기록한 이후 2016년 2월 7498.81로 반토막 난 바 있다.
당시 국내 ELS 상품이 H지수 쏠림현상이 심했던 만큼 한국 시장은 특히 홍콩발 악재에 민감하다.
이를 반영해 이미 이달 들어 시장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판매가 급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7조원대가 발행됐던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절반이 지난 이달(11월) 1조원대로 급감했다.
홍콩사태가 격화되기 시작한 8월부터 이전(3~5월)에 설계된 상품들의 조기상환 기대감은 사라졌고, 현재는 추가하락으로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H지수발 ELS 우려가 아직은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LS는 대개 만기 때 최초 시점보다 35~50% 이상 하락하면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H지수 7000선 까지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안전을 맹신했던 독일 채권금리 연계 DLF의 대규모 손실과 2016년 H지수 악몽을 경험한 상황에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당장 손실이 나지 않아도 조기상환 가능성에 실패한 상품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가장 보편적인 ELS 상품인 스텝다운형의 경우 첫 6개월 평가일에 기초자산의 지수가 최초 가격의 90% 밑으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이 안되고 6개월 후 평가일로 넘어간다는 점에서 조기상환 실패 ELS 상품이 대거 나올 가능성은 높다.
업계는 오는 24일 예정된 구의회 선거 결과가 홍콩 증시의 방향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수현·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 내에는 11월 24일 예정된 구의회 선거를 캐리 람 행정장관이 취소하게 되면 시위가 더욱 고조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홍콩거래소가 휴장을 선택할 경우 글로벌 자금의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H지수의 1차 지지선을 9700포인트로 잡았다.
이어 "25일 알리바바의 홍콩증시 상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전반적인 홍콩증시의 기업이익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20.4%를 유지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상장될 경우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가치평가 하락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