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그룹이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폭풍전야다.
3분기에 1500억원 규모의 과징금 폭탄을 맞으면서 지주사를 포함한 주요 자회사가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과의 경제갈등을 비롯한 대외적인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아 내년을 대비한 임원인사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양새다.
특히 ESS 화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효성중공업의 경영진 거취에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이르면 12월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17일과 비슷한 시기 혹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게 효성 안팎의 관측이다.
인사 규모는 예년보다 소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8 인사에서는 24명, 2019 인사에서는 26명이 승진했다. 이번 2020 인사에서는 20명 안팎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국세청의 과징금 부과로 효성화학을 제외한 주요 자회사의 당기순이익이 모두 적자전환한 것이 결정적이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효성그룹 임원인사에 과징금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3월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주)효성 155억원을 비롯해 효성첨단소재 593억원, 효성티앤씨 380억원, 효성중공업 383억원, 효성화학 11억원 등 총 155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효성이 과징금을 3분기에 납부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주)효성은 3분기 매출액 7840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으며, 각각 전년 대비 1.0%, 49.3%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5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하게 됐다. 효성티앤씨는 3분기에 매출 1조5709억원, 영업이익 92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4%, 50.9% 증가했다. 하지만 과징금 여파로 당기순손실 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효성첨단소재도 같은 기간 매출액 7643억원, 영업이익 378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대비 0.6%, 18.3%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손실은 541억원으로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은 3분기에 ESS(이동식 에너지저장장치)의 화재 이슈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77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6.2% 급감했다. 여기에 과징금까지 더해져 당기순손실 51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효성화학은 3분기에 소폭의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4559억원으로 전년대비 7.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1.7% 증가한 551억원을 기록했다. 과징금도 가장 적은 11억원을 부과 받아 전년 대비 56.6% 증가한 3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룹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ESS 화재 이슈와 실적 부진을 기록한 효성중공업의 임원 인사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현준 회장의 문책성 인사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3분기에 가장 선방한 효성화학에는 성과에 따른 보상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최근 '제 33회 섬유의 날' 행사에서 김규영 (주)효성 대표이사 사장은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