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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내년 2분기에 미국에 출시하고 직판 체계를 가동해 직접 영업·마케팅에 나선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엑스코프리의 미국 출시 전략을 공개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21일(현지시간)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 발작 치료제로 엑스코프리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혁신 신약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NDA) 등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다.
조 사장은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은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주요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엑스코프리는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로서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이 세계 수준의 기술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고 자평했다.
신경정신계열 약물들은 신약 판매 허가 이후에 미국 마약단속국(DEA)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중독성 검토 등을 받게 된다. SK바이오팜은 DEA로부터 엑스코프리의 검토를 거친 후 내년 2분기에는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영업·마케팅은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맡을 계획이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미국 전역을 12개 권역으로 나눠서 지역별로 세일즈 디렉터를 배정했다. 110명의 영업인력을 채용한 상태로, 1만 4000명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조 사장은 "이미 상당히 많은 영업인력을 채용해서 내년 초 차질 없이 미국 시장 론칭할 수 있게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라며 "세일즈맨을 110명 뽑는데 거의 5배 이상의 인력이 몰렸다"고 전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직판 체계를 꾸리게 된 이유는 엑스코프리의 판매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조 사장은 "미국 현지 제약사와 협업해 마케팅을 할 경우 이익이 절반 밖에 안 난다"며 "특히 뇌전증 같은 경우에는 세일즈맨 100명 정도면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검토해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파트너사인 아벨 테라퓨틱스(이하 아벨)과 손을 잡고 엑스코프리의 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을 받고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바이오팜은 지난 2월 유럽 32개국의 판권을 5억 3900만 달러에 이전하는 계약을 아벨과 체결한 바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는 SK바이오팜이 신약 판매 허가를 받고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조 사장은 "아시아 시장이 작진 않기 때문에 한중일은 (SK바이오팜이) 직접 허가를 받고 판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엑스코프리 신약 허가를 받으면서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Sunosi)'에 이어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 신약을 2개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가 됐다.
조 사장은 "SK바이오팜이 올해 NDA를 2개 받았다"며 "하나만 NDA를 받아도 자랑스러운데 2개나 받았기 때문에 2019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될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조 사장은 엑스코프리 개발에 성공한 데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SK가 2001년도부터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계속 지원해줬기 때문에 엑스코프리 개발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이 지난 2011년 출범한 이후 8년간 연구개발비로 투입한 금액만 48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 회장이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투자였다.
조 사장은 "지난 20여 년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과로 만들어져서 뜻 깊다"며 "내년 2분기 엑스코프리로 세계 최대 시장 미국에 진출해 또 다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