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테카바이오가 AI(인공지능) 신약 개발 전문 기업 중 세계 최초 상장을 이루게 됐다. 신테카바이오는 내달 16일 IPO(기업공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향후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AI 신약개발 전문기업 중 신테카바이오가 세계 최초로 상장에 나서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전 세계의 AI 신약개발 관련 스타트업은 지난해 6월 85개에서 지난 9월 기준으로 150개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상장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AI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엑스사이언티아(Exscientia), 인시트로(Insitro), 아톰와이즈(Atomwise),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 등도 비상장사다.
해외 AI 신약개발 기업들이 비상장사인 이유는 이미 투자 유치를 충분히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베네볼런트AI와 리커젼 파마슈티컬즈(Recursion Pharmaceuticals)의 경우 각각 누적 펀딩 규모가 2억9200만 달러, 2억 2600만 달러에 달한다.
신테카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투자 유치를 촉진해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의 공모희망가는 1만 5000~1만 90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최대 304억원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된 공모자금은 연구개발 인력 확충, 빅데이터 확보, IT 투자,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신테카바이오는 내달 2~3일 수요예측, 9~10일 청약을 거쳐 16일 IPO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특히 신테카바이오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자신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지난 5월 인보사 사태가 터진 이후 6월 에이치엘비, 8월 신라젠, 9월 헬릭스미스에 이어 지난달 강스템바이오텍까지 임상 3상에서 좌절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박성훈 신테카바이오 CFO(전무)는 "최근 국내 바이오시장이 경험하고 있는 일련의 위기 상황이 신테카바이오에는 오히려 새로운 사업 기회"라고 피력했다.
이어 "신테카바이오는 임상시험을 시작할 때부터 후보약물에 대해서 높은 반응이 예상되는 환자들의 바이오마커를 찾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임상성공률이 향상되면서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들의 임상 실패 사례를 앞으로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바이오 빅데이터 기반의 AI 신약개발·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신테카바이오는 합성·바이오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시험 참가 환자 선별에 사용되는 약효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 분야에 대한 AI신약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유전변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진단·치료 정보를 제공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바이오인포매틱스 정밀의료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는 독자적인 기술로 신약개발 기간 단축·비용 절감, 신약 후보물질의 성능 예측 정확도 증가, 특정 질환에 최적화된 바이오마커를 발굴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환자별 특성에 맞추는 정밀의료로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신테카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공동연구를 하는 등 협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6월 신테카바이오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약 2.95%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은 신테카바이오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레고켐바이오도 신테카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된 유전체 빅데이터 플랫폼, AI 딥러닝 신약개발 플랫폼이라는 두 가지 혁신적인 정밀의학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질병의 원인 규명·완치를 앞당기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