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공식 기대수명 첫 제자리걸음49년만에 처음, 작년 겨울한파 영향OECD 평균보다 남 1.7년·여 2.4년 더 살아…남녀差 6.0년 '감소세'100세까지 살 확률 男1.0%·女3.7%유병기간 계속 늘어 18.3년…남자가 더 건강히 살아
  • ▲ 신생아.ⓒ연합뉴스
    ▲ 신생아.ⓒ연합뉴스
    국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지난해 통계 작성이후 처음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이른바 '건강수명'은 64.4년으로 예측됐다. 감소세가 이어져 2012년과 비교해 1.3년이나 줄었다. 기대수명중 질병이나 사고로 아픈 기간이 늘고 있는 것이다.

    남녀간 기대수명 격차는 6.0년으로 줄었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지만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은 남자가 여자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1년전과 같았다. 남자는 79.7년, 여자는 85.7년으로 1년전과 비교해 각각 0.1년과 0.0년 증가했다. 기대수명은 발표 기준 연도에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말한다.

    자세히 보면 지난해 평균 기대수명은 82.74년으로 2017년 82.69년보다 0.05년 늘었지만 소수점 한자릿수까지 발표하는 공식수치상으론 동일했다. 관련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이래 기대수명이 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1973년 이래 가장 심했던 지난해의 기록적인 한파로 사망자가 늘면서 그해 나이별 사망확률을 토대로 추정하는 기대수명도 영향을 받았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도 2015년 불볕더위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기대수명이 0.1~0.2년 줄어든 적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남녀간 기대수명 차이는 6.0년으로 격차가 줄었다. 가장 간격이 벌어졌던 1985년 8.6년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남자 기대수명(79.7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8.1년보다 1.7년, 여자(85.7년)는 83.4년보다 2.4년 많았다. 남자 기대수명은 OECD 회원국중 15위였다. 여자는 일본(87.3년)과 스페인(86.1년)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특정 나이에서 앞으로 살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하는 기대여명은 8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고 모두 늘었다. 지난해 기준 40세 남자는 40.8년, 여자는 46.5년 더 살 것으로 기대됐다. 남녀 모두 1년 전보다 0.1년 늘었다. 지난해 60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22.8년, 여자는 27.5년으로, 각각 0.0년과 0.1년 증가했다. OECD와 비교하면 지난해 65세 남자의 기대여명은 18.7년으로, OECD 평균보다 0.6년 많았다. 여자는 22.8년으로 OECD 평균보다 1.5년 높았다. 1998년에는 OECD 평균보다 남자 1.2년, 여자 0.9년 적었지만, 우리나라 고령층의 기대여명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검진 범위가 확대되면서 암, 고혈압 등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늘고 있어서라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태어난 남녀 아이가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60.1%, 여자 79.9%로 예상됐다. 40세까지 살 확률도 남자 98.1%, 여자 98.8%로 대부분 나이대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생존할 확률이 높았다. 100세까지 살 확률은 남자 1.0%, 여자 3.7%였다.
  • ▲ 성별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2012~2018년)(왼쪽), 유럽 주요국 유병기간 제외 건강비율(오른쪽).ⓒ통계청
    ▲ 성별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2012~2018년)(왼쪽), 유럽 주요국 유병기간 제외 건강비율(오른쪽).ⓒ통계청
    지난해 출생아가 앞으로 살다가 암으로 죽을 확률은 20.7%, 심장 질환 11.8%, 폐렴 10.0%, 뇌혈관 질환 7.9%였다. 질환별 사망확률을 보면 남녀 모두 폐렴으로 죽을 확률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1년 전보다 1.1%포인트(P), 10년 전과 비교하면 6.8%P 증가했다.

    암으로 죽을 확률은 남자 26.3%, 여자 15.9%였다. 남자는 암>폐렴>심장 질환, 여자는 암>심장 질환>폐렴 순이었다. 암·심장 질환·폐렴 등 3대 사인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 47.2%, 여자 28.7%로 나타났다. 폐렴과 알츠하이머병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사망확률이 증가했다.

    암이 극복돼 사망원인에서 빠진다면 기대수명은 3.6년(남 4.6년·여 2.7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다. 심장질환이 제거된다면 1.4년(남 1.5년·여 1.3년) 더 생존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기간은 64.4년(남 64.0년·여 64.9년)으로, 남자는 기대수명의 80.3%, 여자는 75.6%를 차지했다. 기대수명은 여자가 더 많지만, 건강하게 사는 기간은 남자가 더 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