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 통한 협력 체결금융기관, 2024년까지 투자자금 중 50억弗 신속 지원신학철 부회장 "소부장 산업 발전 기여 넘어 협력사 상생 노력 할 터"
  •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LG화학 금융기관 공동 2차전지사업 육성 산업 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LG화학 금융기관 공동 2차전지사업 육성 산업 금융 협력프로그램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동차 배터리 시장 패권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이 금융권으로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기로 약속했다. 최근 5년간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LG화학은 최근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를 통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금융 협력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NH농협은행 등 금융기관은 2024년까지 5년간 LG화학의 2차전지 글로벌 투자 자금 중 50억달러(6조원)를 신속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금융기관과 LG화학은 동반성장펀드 등을 조성해 2차전지 중소·중견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시설·운영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지원에 나선다. 이 펀드에 LG화학은 600억원, 산업은행은 9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출원한다. 이밖에도 이들은 2차전지 사업조사 연구협력에도 나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적기에 투자가 진해될 수 있도록 신속히 협력해준 금융기관들에 감사드린다"며 "2차전지 생산 확대와 기술력 제고를 통해 소부장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해외투자를 확대해 연간 490만대의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저하된 재무건전성 등으로 인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했던 LG화학은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누적된 부채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때문에 공격적인 스탠스를 취하기가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LG화학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91.7%로, 2015년 3분기 42.1% 이후 4년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안정적인 영업성적을 기반으로 자본이 확충됐음에도 부채가 10조5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차입금의존도(47.3%)와 유동비율(160%)의 경우 2017년 3분기(17.8%, 208%), 2018년 3분기(27.3%, 183%) 등 2년 연속 악화됐다.

    앞서 무디스도 지난 8월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약세 장기화와 배터리 사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 등의 이유로 LG화학의 신용등급(A3)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 ▲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4각 생산체제 및 합작법인 현황. ⓒLG화학
    ▲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4각 생산체제 및 합작법인 현황. ⓒLG화학

    하지만, 이번 자금지원을 통해 글로벌 리더 지위 확보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물량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앞서지만, 한국이 차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기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에서 4각 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업체다. 최근에는 미국 1위 자동차회사인 GM과 합작법인 설립 추진으로 5개의 자체 생산 공장과 2개의 합작 생산 공장 등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LG화학은 대규모 수주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양산능력을 확보, 2024년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전체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안전성, 성능, 원가경쟁력과 함께 15년 이상의 양산 경험으로 수주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생산 및 품질 역량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70GWh 수준으로, 내년까지 약 100GWh로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수주잔고는 약 150조원에 달하며 이번 합작법인처럼 시장 상황에 맞게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특히 최근 한국 전기차 배터리가 중국 전기차 보조금 목록에 이름을 올린 이슈가 겹치면서 LG화학의 중국 내 입지가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 유럽과 더불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2019년 11차 친환경차 추천 목록'에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가 포함됐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CATL 등 자국 배터리 업체를 키우기 위해 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해외기업에 전면 개방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1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 LG화학으로선 중국 2차전지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0월에는 중국 자회사인 LG화학 난징 에너지 솔루션에 자동차 전지 양산을 위해 2025년까지 약 4억1730만달러를 출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LG화학 측은 "아직 추가 투자 등의 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공장 설립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면으로 기회를 찾아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시장인 중국, 미국 등도 시장 니즈에 맞춰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