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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조용병 체제가 집권 2기를 맞는다.
지난 3년 동안은 디지털금융 변화에 순응하는 ‘스마트’ 조직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면 앞으론 역경을 헤쳐나가는 ‘다이나믹’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소신을 내비쳤다.
조용병 회장은 13일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추천된 뒤 “원점에서 돌아가서 초심으로 임하겠다”라며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그동안 전략을 담아서 해왔는데 그 부분이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고객, 사회, 주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금융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이와 함께 내년 금융산업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목표한 계획이 빠르게 실행될 수 있도록 조직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한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예전보다 빠르게 진행했다. 보통 주주총회 2개월 전부터 회추위를 가동하지만 이번에는 한 달 가량 먼저 결정지은 것이다.
이는 조직안정과 미래비전 선택이라는 회추위의 복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회장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 전임 회장이 임원인사를 먼저 실시, 후임 회장의 인사권을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계열사 사장단 인사 전 차기 회장을 선정함으로써 내부 잡음을 사전에 차단, 차기 회장에게 힘을 더 실어준 것이다.
자회사경영위원회 인사 방향에 대해 조용병 회장도 “기본적으로 성과 능력에 따라 인사하겠다. 현재 16개 자회사 중 매트릭스 공식 5개, 디지털 포함하면 6개인데 전략을 잘 구상해 다이나믹하게 움직일 수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연말 인사에서 여성 임원 확대도 관심거리다. 회추위 후보 면접에서도 여성 인력과 관련한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조용병 회장은 “우선 인재풀을 탄탄히 가져가기 위해 여성 직원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먼저 인재풀이 많아지면 자연히 임원 숫자도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용병 회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걸림돌은 남아있다. 바로 채용비리와 관련된 재판 결과다.
조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재판 받으면서 충실히 임했고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주 절차 끝나서 지금 자숙하는 자세로 재판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2023년 3월까지다. 지난 3년 동안 괄목할 성장을 이끈 만큼 주주들도 조 회장을 반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