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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너도나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CDMO(의약품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 외에도 동국제약, 디엠바이오 등이 CDMO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MO는 위탁생산(CMO)에 위탁개발(CDO)을 합친 용어다. 특정 제품 생산만 위탁 생산해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후보물질 개발, 생산공정, 임상, 상용화 등 신약개발 과정 전반을 위탁해주는 것이 CDMO 사업이다.
제약·바이오기업은 신약 개발부터 생산에 이르는 과정을 아웃소싱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생산 기반이 부족한 바이오벤처의 경우 CDMO 사업에 대한 수요가 많다.
동국제약은 지난달 29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즈뉴' 제조에 대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면서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동국제약은 투즈뉴의 제조 기반을 다지면서 CDMO 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투즈뉴의 원료를 제조하고, 동국제약은 진천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디엠바이오는 최근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유럽 임상 1상을 개시하면서 임상 1상 시료 생산을 맡게 됐다.
디엠바이오는 동아쏘시오그룹이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합작해 지난 2015년 4월 설립한 바이오시밀러 전문회사다. 디엠바이오는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료 생산은 물론 상업화 이후 제품 생산도 맡기로 했다.
디엠바이오는 현재 총 8000 리터 규모의 cGMP(선진 GMP)급 항체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바이오시밀러의 생산뿐만 아니라 CDMO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SK 등도 기존 CMO사업에서 CDMO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틸렉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국내외 6개사와 CDO 계약을 체결하면서 CDMO 사업 확대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셀트리온도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CDMO 관련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 SK㈜는 지난해 7월 미국 CDMO 업체 앰팩(AMPAC Fine Chemicals)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앰팩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4개 생산동에서 총 18만 리터의 원료의약품 생산을 본격화했다.
이처럼 대규모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CDMO 사업에 진출한 업체들과 달리 비교적 소규모 생산시설로 CDMO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은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DMO 사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디엠바이오는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엠바이오는 1회 생산 시스템(Single-Use System)과 수회 반복 생산 시스템(Multi-Use System)의 장점을 연계시킨 복합(Hybrid)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항체의약품의 유연하고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디엠바이오 관계자는 "생산규모가 너무 큰 경우에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에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며 "소규모의 독립된 형태의 디엠바이오 생산시설은 수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에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CDMO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CDMO 사업은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특화된 CDMO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틈새 시장을 노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