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인보사 허가 취소 처분 취소소송 변론기일 진행檢,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소환 조사… '윗선' 수사 확대코오롱생명과학 vs 식약처, 안전성 이슈·증인 선정 두고 신경전
  •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최근 법원이 김모 상무(바이오연구소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것에 대해 인보사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홍순욱 부장판사)는 19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상대로 낸 제조판매 품목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해당 의약품의 주성분인 형질전환세포(TC)가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라고 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주성분이 '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이하 293세포)'인 것이 드러나 지난 3월31일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지난 5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를 형사 고발했다. 시민단체들과 회사 주주들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과 전·현직 식약처장 등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 취소에 대해 즉각 품목허가 취소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제기로 맞섰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검찰이 최근 김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두 차례 기각된 것은 법원이 인보사의 안전성을 문제로 삼을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봤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의 안전성이 이슈로 부각돼 검찰 수사가 개시돼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임직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며 "그 중에서 약사법 이슈가 문제가 된 피의자는 1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조모 코오롱생명과학 이사(임상개발팀장)와 김모 코오롱생명과학 상무(바이오연구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또한, 검찰은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시키기 위해 회계자료 등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권모 코오롱티슈진 CFO(자금관리이사)와 양모 코오롱생명과학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6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조모 이사와 김모 상무를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혐의를 보강해 지난달 22일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조모 이사의 구속영장만 발부하고, 바이오연구소장인 김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지난 13일 조모 이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연구소장에 대해서는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며 "실제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인보사의 안전성은 문제 삼을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이미 법원에서도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사실상 많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검찰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인보사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 관련 피의자 2명도 사실상 인보사의 세포 변경 사실을 알고도 공시한 혐의와 관련돼 있으므로 회사 전체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인보사 세포 조작 혐의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과 달리) 구속영장을 청구 받은 3명의 임직원들이 인보사 안전성 이슈와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지난 변론기일에서 식약처가 "안전성을 이슈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인보사의 안전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확대 해석하고자 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식약처가 안전성을 이슈로 삼아서 안된다고 한 것은 약사법 62조 11호에 대해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다"며 "안전성을 이슈로 삼지 않겠다면 약사법 62조 11호는 더이상 처분 사유가 되지 않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약사법 62조 11호에는 "국민 보건에 위해를 주었거나 줄 염려가 있는 의약품 등과 그 효능이 없다고 인정되는 의약품 등을 제조·수입·저장 또는 진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식약처가 인보사의 허가취소 처분을 내린 근거는 약사법 31조 2항에 따른 행정행위 성립 상 하자, 76조 1항 3호, 62조 2호·6호·11호 위반이었다.

    이에 식약처는 "(약사법 62조 11호를) 처분사유로 유지한다"고 답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약사법 62조 11호가 인보사 허가 취소 처분 사유로 유지된다면 본안소송에서 인보사의 안전성에 대한 심리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증인 신청에 대한 부분에서도 신경전을 펼쳤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세포치료제 전문가인 마이클 알버트 몬트 박사와 마힌드라 라오 박사, 인보사 임상시험책임자인 이명철 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인보사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제3자가 세포사멸시험을 하도록 법원에서 지정하는 전문가 감정도 신청했다.

    식약처는 마이클 알버트 몬트 박사와 이명철 씨가 인보사 연구개발에 관여한 인물이기 때문에 증인으로서 객관성,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는 첨단의약품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깊이있는증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재판부는 마이클 알버트 몬트 박사에 대한 증인 신청을 채택하고, 라오 박사와 이명철 씨에 대해서는 보류했다. 재판부는 내년 3~4월에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