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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 아버지인 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과 달리 공동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법적 분쟁에 따른 이른바 '남매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냈다.
자료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와 관련해서도 어떤한 합의도 없었지만, 대외적으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공표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총수 지정에 따른 서운함과 이번 임원인사에서 경영복귀가 무산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총수 지정은 대외적으로 한진그룹 1인자라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 경영복귀 역시 이미 막내동생인 조현민도 지난 6월 한진칼 전무 및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복귀한 것과 달리 본인은 이번 인사에서 배제됐다. 밀수 혐의 등 아직 여러가지 재판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경영복귀를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사항들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경영권을 놓고 남매간 법적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기본적으로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발표한 것 자체가 법적 분쟁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 펀드)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힘을 쏟았던 것에 이어 내부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한진그룹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