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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SK하이닉스의 폭풍질주가 연일 매섭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00원 오른 9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일 7만6900원이었던 주가는 19일 9만6400원 고점을 찍는 등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 속에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보름 만에 20% 넘게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몸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최근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더불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맞물린 덕이다.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72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6조4724억원)와 비교해 무려 93%나 급감했다.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졌던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37조5546억원으로 올해 전망치(27조1545억원)보다 38.2% 많다. SK하이닉스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도 6조7499억원으로 올해(2조9351억원)보다 129% 증가한 수준이다. 반도체 재고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수요가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고 있다. BNP파리바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바닥에 근접했다"면서 "반도체 재고가 점점 줄고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의 반도체 수요도 곧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가격 안정화 ▲D램 및 낸드플래시 재고 정상화 ▲5세대(5G) 이동통신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기술 하드웨어 분야가 한국 기업의 실적 회복을 이끌 것"으로 낙관했다.
업황 반등의 시기도 내년 2분기에서 1분기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12월부터 시작된 PC D램의 현물가격 상승으로 서버 D램 계약가격의 인상 여지가 생겼다"며 "지난주 중반부터 서버 D램 가격의 인상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내년도 실적 개선을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등 향후 SK하이닉스의 상승 여력을 더 높게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9만8000원에서 11만2000원으로, IBK투자증권은 9만원에서 1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재조정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5153억원으로 올해 4분기 대비 23% 증가할 것"이라며 "분기 대비 영업익이 증가하는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전망에도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여전히 관련 리스크가 잔존한다는 시각에서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IBK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최근 미중 1차 합의안 도출, 영국 조기 총선 보수당 승리 등으로 대외 리스크가 완화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살아났다"며 "가파른 지수 상승으로 밸류에이션과 수급 측면에서 과도한 측면이 부담감으로 작용하며 경계심리도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1차 무역합의는 말 그대로 '스몰 딜'이고 미국 대선을 위한 휴전 성격이 강해 2차 협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등이 반도체 업황에 비해 빠르게 상승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주가는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지만 코스피 혼조 속에 지난 23일 약세로 마감한 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주가 급등에 따른 부담이 단기적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시장은 2020년 이익 증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현재 주가 수준이 정당한지 논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