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목할 바이오⑤] 지아이, 지난해 전임상 단계서 9000억 규모 기술수출삼바와 CDO 계약, 유한양행과 신약공동개발 MOU 체결 등 대기업과 파트너십남수연 대표,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성과 주역… 글로벌 R&D 안목↑
  • ▲ 지아이이노베이션 로고 ⓒ지아이이노베이션
    ▲ 지아이이노베이션 로고 ⓒ지아이이노베이션

    2019년은 바이오업계에 인보사 사태, 에이치엘비 쇼크, 신라젠 쇼크, 헬릭스미스 쇼크 등이 이어지는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진 한 해였다. 2019년에 유독 악재가 많았던 만큼, 2020년에는 K-바이오가 악재를 털고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뉴데일리는 2020년에 눈여겨 봐야 할 바이오기업을 5개사로 추려봤다. <편집자주>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 설립된 비상장 신생 바이오벤처지만 지난해 말 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올해에도 기술수출 '잭팟'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기술수출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마이크로바이옴과 단백질 신약의 콤보 플랫폼 기술을 통해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다. 특히 설립 2년 만에 전임상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터트리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중국 제약사인 심시어와 면역항암제 'GI-101'에 대한 중국지역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심시어는 중국 내 상위 10대 제약사 내에 드는 연구개발(R&D) 중심의 제약사다. 난징과 상하이에 혁신신약 연구센터를 두고 있는 심시어는 중국 제약·바이오사 중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처음으로 상장된 회사이기도 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심시어로부터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600만 달러(약 70억원)을 수령하고 이후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등 단계에 따라 최대 7억 90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마일스콘을 받게 됐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매출액에 따라 두 자릿수 비율의 로열티(경상기술료)도 받을 수 있다.

    해당 기술이전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과 두 차례 CDO(위탁개발)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할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자량이 큰 GI-101의 생산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 심시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단백질 의약품의 경우 생산 공정을 확립하고 생산 수율을 높이는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

    앞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2018년 6월과 지난해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 차례 CDO(위탁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에서부터 임상 1상 물질 생산까지의 CDO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유한양행과 혁신신약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

    유한양행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SMART-Selex 플랫폼 기술을 활용, 신약개발의 속도는 물론 생산성 향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SMART-Selex 플랫폼은 신약개발의 대표적 난관인 안정적 단백질 선별과정의 속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유한양행과 MOU를 맺은 데에는 지난 2018년 영입된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 ▲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 ⓒ지아이이노베이션
    ▲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 ⓒ지아이이노베이션

    남 대표는 지난 2010년 유한양행 전 중앙연구소장으로 합류해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1조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주역으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이 같은 기술수출 성과에는 남 대표가 글로벌 제약사를 거쳐오면서 글로벌 R&D 트렌드에 대한 안목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연세대 의대 출신인 남 대표는 유한양행에 합류하기 전에 한국로슈,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10년 유한양행에 중앙연구소장으로 합류한 그는 2016년 말 사임한 후 2017년 임상연구 컨설팅 업체 인츠바이오를 창업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남 대표가) 레이저티닙을 초기 도입해 기술수출하기까지 큰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며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자리잡고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 파이프라인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파이프라인 ⓒ지아이이노베이션
    ▲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파이프라인 ⓒ지아이이노베이션
    지아이이노베이션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앞선 단계인 전임상 단계에 있는 물질로는 심시어에 기술수출된 GI-101과 성인 아토피·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타깃 물질인 'GI-301'이 있다. 그 외에는 알레르기 질환 타깃 물질 'GI-311', 비알코올성지방간염 타깃 물질 'GI-210' 등이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올해 GI-101과 GI-301에 대한 임상 1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GI-101의 경우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과 병용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제 지원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내년 IPO를 목표로 올해에도 기술수출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GI-101의 경우 중국 지역에 대한 기술수출이었던 만큼 미국, 일본 등 다른 지역을 대상으로 충분히 기술수출 계약을 타진해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 대표는 GI-301를 일본 등에 기술수출하거나 적응증을 따로 분리해서 판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모색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간에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제약사 20여 곳과 파트너링 미팅을 할 예정이다. 기술이전이나 공동임상 등의 성과가 도출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남 대표는 "GI-301를 일본 등의 지역에 기술이전하거나 적응증을 하나 떼서 팔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기술이전 계약을 2건 체결하고나서 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