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AI-AR·VR 관련 신사업 발굴 분주올 5G 인프라 매출 90% 급증 '42억弗' 전망국내외 주요 ICT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절실
  •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현대자동차 부스를 방문해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LG유플러스
    ▲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현대자동차 부스를 방문해 UAM(도심항공모빌리티)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신규 사업모델 발굴을 위한 국내외 '연합전선' 구축에 분주하다. 지난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따라 다수의 국내외 사업자와 협업을 추진해 온 데 이어, 올해에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5G 시장에서 우위를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은 최근 발표한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에서 지난해 말 전세계 5G 가입자 수가 1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5G 상용화에 나서는 국가들이 급증하면서 오는 2025년 5G 가입자 수는 26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올해 전세계 5G 인프라 매출은 약 42억 달러 수준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시장 공략에 보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각 사 CEO 및 주요 실무진들은 최근 열린 'CES 2020'에서 국내외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과 협력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5G 새판짜기에 착수했다.

    우선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CES 2020에서 구글 경영진과 만나 AR(증강현실) 콘텐츠 제작에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CES 2019를 통해 구글과 공동 콘텐츠 펀드를 조성한 이후 VR(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에 힘써왔다. 그간 5G 시대 주력 사업 분야로 AR·VR 등 실감형 콘텐츠를 앞세워 온 만큼 올해에는 AR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확대, 관련 생태계 선도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하 부회장은 5G 상용화 이후 시장 선점 및 가입자 유치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5G 콘텐츠 투자·확대에 집중하며 구글,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주요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주요 경영진 회의를 통해 5G 혁신형 콘텐츠 개발을 골자로 하는 2조 6000억원(5년 간)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양사는 AR 콘텐츠 펀드를 조성하는 동시에 AR 독점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서비스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공동 제작한 3D AR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며,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통신사와 단말 제조사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하 부회장은 LG전자, 삼성전자, 파나소닉, 구글 등 부스도 방문해 AI(인공지능) 기반의 가전기기와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인텔 모비아이,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자율주행 선도업체의 부스를 찾아 관련 기술 및 플랫폼 등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 부회장은 "AI 기반의 가전기기, 모빌리티 등이 고객의 일상을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고객의 감성까지 케어할 수 있는 기술의 확보가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SK텔레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CES에서 AI 분야와 관련해 국내 ICT 기업 간 '초(超)협력'을 강조했다. 실제로 박 사장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AI 분야 협력을 제안했으며, 국내 주요 ICT 기업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지난해 CES에서도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을 만나 5G 킬러 콘텐츠 제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박 사장은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AI 분야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 간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초협력을 진행 중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 간 AI 분야에서의 협력을 전격 제안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자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 최초로 죽스,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력을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과도 실질적인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선 상태로, 올 상반기 중에는 싱클레어와의 합작사를 통해 현지 방송국 30여곳에 ATSC 3.0 장비를 공급하는 등 미국 방송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싱텔, 글로브, 타이완모바일, HKT, PCCW글로벌 등 아태 통신사 연합회 '브리지 얼라이언스' 소속 5개 통신사와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 및 서비스도 공동 개발한다. MEC는 ▲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및 차량관제 등 초저지연 서비스의 성능을 높이는 5G 핵심 기술이다. 회사 측은 5개 통신사와 '글로벌 MEC TF'를 발족,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초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박 사장이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의 협력 의지를 내보인 만큼 국내 전기차 시장 선점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사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로, 차량 내부 통합 인포테인먼트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CES에 주요 실무진만이 참석한 KT도 미디어 콘텐츠, 자율주행 분야 등과 관련해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디스커버리와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대모비스와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착수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