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ℓ출시, 정기배송 라인 확대 제주도와 협상 난항에도 국내사업 고수"2ℓ사전 출시하기로, 제주도와 협의 지속中"
-
오리온그룹이 새로운 성장동력 '제주용암수' 국내 사업확대에 나섰다. 제주도는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불가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지만 오리온은 이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31일 제주용암수 2ℓ를 출시하고 제주용암수앱을 통해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배송 포장 단위는 2ℓ 6개 묶음으로 가격은 7200원이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11월부터는 제주용암수 530㎖의 정기배송을 통해 온라인 국내 판매를 시작에 들어갔다. 출시 초창기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오프라인 시장보단 온라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었다.
그 일환으로 파격적인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제주용암수 출시기념으로 배송 서비스를 신청하면 정기배송 1회분 20병에 60병을 무료로 제공한다. 친구 3명에게 앱을 추천하면 정기배송 주문 시 4회차·8회차·12회차 등 배송 4회차마다 무료 증정한다.
오리온은 제주도와 현재 국내외 판매 물량 및 용암해수 공급 규모 등 정식 용수계약을 맺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세계가전전시회(CES) 2020에 참석해 "오리온이 당초 중국 등 해외 사업만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어기고 국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제주도와 협의를 하려면 새로운 안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원 지사는 올초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오리온이 공장을 지었다는 이유로 국내 생수시장을 노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추가로 국내시판에 나설 경우 물 공급 중단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도 오리온에 사업계획서 제출을 공식 요구한 만큼 이달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1일 원수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되면 오리온은 3년간 1200억원을 투자한 제주용암수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지난해 말 열린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빅4 브랜드(삼다수·백산수·아이시스·강원평창수)가 국내 물 시장 점유율의 60%를 차지하는 구도에서 빅3에 진입하는 게 첫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생수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통상 겨울은 생수업계 비수기로 통한다. 각 업체는 이 기간 새로운 할인 서비스나 마케팅으로 소비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생수는 소비자들이 평소 특정브랜드를 마시다가도 가격 인하 등 행사가 시작되면 행사 품목을 쉽게 옮겨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이 이 시기를 놓쳐버릴 경우 후발주자로서 시장 안착은 물론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리온이 다수의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더라도 생수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용암수의 판매유통망이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입점이 안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할때 초반 흥행 바람이 시장 안착에 필수인데 제주도와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면서 "최악의 상황인 제주도가 용수공급을 중단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오리온 관계자는 "530㎖와 함께 2ℓ는 사전에 출시하기로 했던 부분이다"라면서 "제주도와 원만한 협의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