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LED vs OLED' 양분된 TV 시장… 中 "일단 카피"

TV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LCD 디스플레이를 잇는 OLED와 마이크로LED 기술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 삼성과 LG가 차세대 TV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이 분야의 카피를 빠르게 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각각 OLED와 마이크로LED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미흡한 제품들을 선보이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CES 2020에서 TV의 화두는 마이크로LED였다. 지난해 CES에서는 QD와 OLED의 장단점을 강조하기 바빴던 것과 달리 올해는 대부분의 TV 업체들이 마이크로LED와 미니LED 등을 부스에 전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292인치 마이크로LED TV인 '더 월'을 부스 입구에 배치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등 가정용 라인업까지 마이크로LED TV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QLED와 함께 프리미엄 '투트랙' 라인업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LED와 비슷한 구조이지만, 100㎛ 이하의 매우 작은 LED 소자를 직접 광원 겸 화소로 사용해 화면 두께를 줄이면서도 화면 크기의 제약을 없앤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향후에는 단자의 크기가 5~10㎛까지 줄면서 기존 LED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전망이다.

마이크로LED TV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던 LG전자도 이번 CES에 145인치 마이크로LED를 전시했다. 마이크로LED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LED에 대한 기술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LG전자는 원가와 생산성의 문제로 마이크로LED TV 상용화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LG도 마이크로 LED 준비를 하고 있지만, 생각하고 있는 목표 시장은 차이가 있다"며 "100~150인치 범위에서 커머셜 제품을 소구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는 자사의 프리미엄 TV 올레드에 주력할 방침이다. OLED 패널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롤러블 TV를 구현한 LG전자는 이번에 '롤다운' 방식의 롤러블 TV를 선보였다. 또 기존 55인치 한도를 벗어나 48인치까지 OLED 범위를 확장해 대중화에 기여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삼성과 LG는 각각 마이크로LED와 OLED를 바탕으로 이번 CES에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다시 한 번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쫓아가기 바쁜 모습을 보였다. 선도기업인 삼성과 LG가 다른 노선을 걷자 갈피를 못 잡고 두 회사의 전략 제품들을 카피하기 급급했던 모양이다.

TCL과 콩카 등 중국 기업들은 미니LED를 포함해 100인치대의 마이크로LED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TCL은 바이드리안 미니LED를 통해 글래스에 직접 LED칩을 실장하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선명도 대비 수명의 증가 및 원가 절감 등의 강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은 마이크로LED와 더불어 OLED TV도 같이 선보이면서 마치 삼성과 LG의 모든 제품을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비지오, 콩카, 스카이워스 등은 올해 OLED TV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국내 기업과 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같은 패널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기술력에 따라 제품 퀄리티에 차이가 있고, 중국이 자랑하는 가격 경쟁력도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희석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마이크로LED나 OLED 시장에 합류한다는 것은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카피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기술력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어 경쟁상대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