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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인 '12·16대책'이 발표된지 한달이 지나면서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 급등세는 한풀 꺾였으나 수원, 용인 등 수도권 일부 도시는 대책 이후 급등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비규제지역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분석되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아 '거품' 논란도 일고 있다.
31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27일 기준) 전국 시·군·구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1~3위를 경기도 수원시가 독차지했다. 수원 영통구가 1.20% 오르며 가장 많이 상승했고 권선구 1.09%, 팔달구 0.84% 등이 뒤를 이었다.
장안구도 0.43% 올라 수원시 전체 아파트값이 2012년 주간 변동률 집계 이래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실제 영통구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 전용 84㎡는 지난 22일 이 단지에서 처음으로 10억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수원 집값은 광교신도시가 견인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달 12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말 10억~11억원대에 거래되던 것에서 2억원 이상 올랐다.
이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신분당선 연장 등 교통호재와 함께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전문가는 "12·16대책 이후 규제가 덜한 지역 중 강남 접근성이 용이한 수원으로 수요가 옮겨갔다"면서 "여기에 교통 호재까지 더해져 당분간 호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과 마찬가지로 용인 또한 수지구(0.81%), 기흥구(0.52%) 등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지구 풍덕천동 '이편한세상수지' 전용 84㎡는 지난 15일 9억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현재 호가는 10억원을 훌쩍 넘겼다. 성복동 '성북역 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 84㎡는 지난 2일 11억72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8억5000만원에서 3억원 이상 뛰었다.
경기도 북부에서는 구리시가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주 구리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6%로 전주(0.22%)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구리시의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28%로, 수원 팔달(3.11%), 용인 수지(2.60%), 용인 기흥(2.06%), 광명(1.13%)에 이어 다섯번째를 차지했다. 구리시 역시 GTX-B노선과 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6호선 연장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시세가 급등하게 되면 '거품'이 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풍선효과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려 집값에 거품이 낀 지역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아파트를 매수하는 건 '상투'를 잡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