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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이번주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를 잇따라 연다. 3월 주총을 대비한 혁신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KCGI-반도건설 등 3자 연대세력의 공격을 막고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조원태 회장의 승부수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오는 6일과 7일에 각각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이사회는 해사 행위를 공식화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외부세력과 결탁해 반기를 든 것에 대해 조원태 회장이 처음으로 반격 카드를 꺼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불필요하고 부실한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항공운송 주축인 대한항공과 그것을 서포트하는 항공 제작, 여행, 호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며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이 있는 사업을 생각해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죠”라고 밝힌 바 있다.
원론적인 얘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수익성 중심의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었다. 당시 일각에서는 택배와 렌터카 사업부문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KCGI가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호텔 사업 매각 여부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KCGI의 요구를 들어주는 측면도 있고, 조 전 부사장의 가장 아픈 부분을 건드리는 전략일 수도 있기 때문에다. 호텔 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상당히 애착을 갖고 본인이 총괄했던 분야이기에 호텔 사업을 매각하면 그만큼 역할은 없어지고, 호텔사업을 인수할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지 매각 등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한진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휴 부지 등이 상당수 있어 이를 유동성으로 바꿀 가능성도 높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거버넌스 위윈회 차별화, 이사회 독립성 보장 등 기존보다 강력한 혁신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7일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헌장을 제정·공표함과 동시에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다음날에는 한진칼이 이사회를 통해 각각 거버넌스위원회와 보상위원회를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선포하고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주, 고객, 회사 구성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균형 있는 이익증진을 추구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는 당장 배당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배당을 확대하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미래 사업 및 위기 극복을 위한 투자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현재 한진칼 지분은 KCGI 17.29%,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8.20%(의결권 기준),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국민연금 4.11%, 카카오 1.0% 등으로 구성됐다.
조 회장의 우호세력은 델타항공, 카카오로 본인 것을 포함하면 지분율 합계는 17.52%이다. 여기에 정석인하학원 2.14%, 일우재단 0.16%, 정석물류학술재단 1.08%까지 더하면 20.90%가 된다. 조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지분율은 11.78%이다. 이들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 32.68%가 된다.
반대로 反조원태 세력은 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으로 총 31.98%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