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수원 등 비규제지역 아파트 경매열기 뜨거워12.16대책 이후 응찰자 몰리면서 고가낙찰 잇따라아파트 경매시장도 규제 '풍선효과' 우려
  • #지난달 31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금화마을 '주공그린빌' 60㎡(이하 전용면적) 경매에 무려 61명이 입찰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첫 경매에선 응찰자가 한명도 없었던 물건이다.

    한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감정가(2억5500만원)의 70%인 1억7800만원으로 떨어졌음에도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감정가보다 비싼 2억7220만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최근 경매시장에서 경기 용인시와 수원시 등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인기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정부가 '12·16부동산대책' 등으로 서울 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린데 따른 현상이란 분석이다.

    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용인시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12.7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낙찰가율은 99.6%로 2018년 12월(100%)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원시 역시 지난달 평균 18.2명이 응찰해 통계를 집계한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월간 기준)을 기록했다. 평균 낙찰가율은 106%로 2007년 6월(101.8%) 이후 14년7개월만에 가장 높다.

    실제 지난달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수원아이파크시티' 84㎡는 21명이 응찰해 감정가(4억600만원)의 121%인 4억8999만원에 낙찰됐다. 이 낙찰가율은 지난 1월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가운데 강남 2건을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용인에서도 고가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신성' 60㎡엔 45명이 입찰해 감정가(2억200만원)보다 비싼 2억5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 역시 한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의 70%까지 떨어졌지만 두번째 경매에서 고가 낙찰된 것이다.

    이처럼 경기 수원과 용인의 아파트 경매열기가 뜨거운 것은 정부 규제를 피한 '풍선효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수원은 조정대상지역인 팔달구를 제외하면 권선구와 영통구 모두 비규제지역이다.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비규제지역이다.

    서울 전역과 경기 분당·과천 등 투기과열지구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지만 비규제지역은 70%다. 조정대상지역도 60%로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하다.

    지역 개발호재도 투자수요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수원은 신분당선 연장사업이 14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용인도 인덕원선 신설과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 A노선 개통 등 개발호재가 많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12·16대책 영향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최근 수원과 용인 일대에 교통호재가 이어지고 재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진 상황이라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