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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경기 군포시 산본동 우륵주공7단지 59㎡(전용면적)가 감정가의 132%인 3억889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가 2억9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억원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이 아파트를 낙찰받기 위해 무려 47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정부가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집값이 많이 오른 경기 수원·안양·의왕시 등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 규제하는 '2·20대책'을 추가로 내놓자 벌써부터 인근 비규제지역의 아파트 경매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28일 부동산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산본동이 포함된 군포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달 97.5%에서 이달 110%로 12.5%포인트(P) 올랐다. 평균 응찰자도 6.3명에서 25.2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지난 25일 진행된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전용 85㎡도 감정가(7억4500만원)의 116%인 8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에는 18명이 응찰했다.
부동산시장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이 오르고 응찰자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비규제지역의 경매 인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책이 발표된 지난 20일 경기 부천시 상동 '사랑마을 청구' 전용 101㎡는 1회 유찰됐다가 30명이 입찰해 감정가의 103%인 4억5500만원에 매각됐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산본이나 부천은 2·20 대책에 포함된 안양 만안구나 의왕에 비해 입지적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 지역"이라며 "규제의 도피처로 비규제지역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경매 시장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경매시장에서는 전국 응찰자수 상위 1~10위가 모두 비규제지역 아파트에서 나왔다. 경기 수원, 용인, 부천, 부산 등이 주를 이룬다. 수원과 용인의 경매 평균 응찰자는 각각 18.2명, 12.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원, 용인을 필두로한 경매 열기가 다른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번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다음달부터 규제지역에선 9억원 이상의 집을 사려면 자금조달계획서 등 15종의 증빙서류를 내야 하는데 경매시장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경매로 취득하는 주택은 실거래 등록의무가 없어 증빙서류 제출대상이 아니다"라며 "자금출처 소명을 부담스러워하는 수요가 더해지면 앞으로 입찰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