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 등 제품군 수익성 개선… 순익, 두 배 '껑충'1조2천억 규모 투자 진행… 올 부채비율 400% 넘어설 듯
  • ▲ 효성. ⓒ정상윤 기자
    ▲ 효성. ⓒ정상윤 기자

    효성화학이 8%대 영업이익률을 기록, 분할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리프로필렌(PP)을 비롯한 전 제품군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다.

    다만 그룹의 베트남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하는데 적잖은 공을 들이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선 데다 연내 추가 투자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잠정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1조8125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1조8638억원에 비해 2.7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92억원에서 4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5.85%에서 8.49%로 높아졌으며 순이익은 438억원에서 878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다.

    효성화학이 2018년 6월1일을 분할기일로 효성에서 인적 분할돼 신규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높은 이익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PP를 중심으로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PP △테레프탈산(TPA) △필름(PET필름, 나일론필름, TAC필름) △삼불화질소(NF3)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냉·온수배관 및 자동차부품 등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PP가 주력 제품으로, 매출 및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또 폴리에스터 섬유 등의 원료인 TPA, 광학용 장치 보호 용도의 PET필름, LCD 편광판 내 보호 용도의 TAC필름, 반도체·LCD 생산에 사용되는 산업용 특수가스인 NF3 등을 주요 제품으로 하는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 제품인 PP는 생산능력 측면에서 국내 상위권에 해당하는 양호한 경쟁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냉온수배관용으로 사용되는 PP-R 제품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LPG를 통해 PP의 원료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핵심 제품의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 ▲ 삼불화질소(NF3). @효성
    ▲ 삼불화질소(NF3). @효성

    지난해에는 PP를 비롯한 전 제품군에 걸쳐 수익성이 개선됐다.

    미국산 LPG 공급 증가로 원재료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PP 스프레드가 개선된 가운데 TPA도 아시아 내 원재료 생산설비의 대규모 증설로 원가 부담이 완화돼 양호한 수익성을 시현했다. NF3·필름도 판매량 확대, 수율 개선 효과 등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또한 2013년 효성이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폴리케톤'의 성장도 뒷받침됐다.

    판매량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나면서 단위당 고정비 감소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 소재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도와 초고강도 슈퍼섬유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완구류, 화장품 부품 등에 공급을 늘려가고 있으며 올해도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PP의 양호한 경쟁지위를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미국 ECC 증설 효과에 따른 LPG 공급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단기 유리한 LPG 수급 환경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수직계열화에 따른 가격효율성 제고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 유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TPA와 NF3 역시 전방산업의 업황 및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중·단기 현 수준의 수익성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 실적 전망치도 점진적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2조원대 매출을 올리고, 내년에는 10%대 영업이익률을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급등한 프로판 원가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로판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지만, 연초 중동 정세 불안 등 일회성 요인으로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미국 프로판 가격은 오히려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2~3월 이후 미국 물량이 아시아로 대거 유입되면서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 효성 연구원들이 폴리케톤 내마모성 실험을 하고 있다. ⓒ효성
    ▲ 효성 연구원들이 폴리케톤 내마모성 실험을 하고 있다. ⓒ효성

    여기에 진행 중인 베트남 프로젝트로 중장기 매출 규모 및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남부 까이멥 산업단지에 부두, LPG 보관설비, PP·DH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총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연내 완공 예정인 본 설비를 통해 PP와 프로필렌의 생산능력은 각각 60만톤씩 증가할 예정이다. 국내 용연공장의 PP 생산능력(64만t)을 감안할 때 총 생산능력은 124만t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는 국내 수위의 생산규모에 해당하는 등 PP 부문의 경쟁지위 제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LPG 보관설비 운용을 통해 LPG를 적정가격에 대량 구입·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등 원재료 관리를 통한 원가관리 수준이 제고될 전망이다. 또 베트남에서의 생산물량은 권역 내 수출시 세제 혜택이 일부 존재함에 따라 역외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이다. 베트남 프로젝트는 연결대상 종속회사인 효성 비나 케미칼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효성 비나 케미칼은 올해까지 국내 금융기관 대상의 신디케이트론(7억1000만달러)을 통해 투자자금(9억달러)을 단계적으로 조달할 예정이며 총 1조2000억원 안팎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효성화학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조608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5.1% 늘어났으며 부채비율도 350%에서 353%로 3.69%p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는 1조3428억원으로 자본 4547억원의 세 배에 육박한다.

    올해까지 대부분의 투자비가 집행될 계획임에 따라 투자기간 동안 예상되는 영업창출현금을 감안하더라도 현 수준 대비 차입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부채 규모가 올해 2조2478억원, 내년 2조472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40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경 실장은 "우수한 현금창출능력에도 베트남 프로젝트 관련 투자자금 소요로 1~2년 내의 현금흐름은 열위한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차입금 규모 역시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