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의대 무의미' 도발의사 수 부족 논쟁 속 '의정 갈등'실수를 없애는 AI … 처벌이 두려운 필수의료의대 증원은 해법인가, 인재 고갈의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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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성이미지
"의대 진학은 무의미하다." 일론 머스크가 팟캐스트 '문샷(Moonshots)'에서 던진 말은 도발적이다. 인간의 학습 속도는 기술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며 의료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과장과 계산이 섞였을지라도 그가 던진 질문은 가볍지 않다.아이러니는 타이밍이다. 같은 시각 한국은 의대 증원 숫자를 놓고 각계가 갈라져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10년 뒤 배출될 의사 수'를 두고 소모적 충돌을 이어간다. 정작 그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의사가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는 실종됐다.머스크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근거로 든다. 수년 안에 인간 외과의사의 정밀함을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사가 되기까지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다.한국은 지금 '미래 의사 수'를 늘리는 데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그 면허가 기술 변화 속에서도 유효할지에 대한 점검은 부족하다. 혹시 우리는 '유통기한이 끝날지도 모르는 면허'를 위해 사회적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질문을 회피할수록 사회적 비용은 커진다.이 충돌은 입시 논쟁을 넘어 정책 설계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2027년 이후 늘어나는 의사 인력 전원을 '지역의사제'로 묶어 지역·필수·공공의료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대 입학 단계에서 지역 전형을 확대하고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대신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구조다.보건복지부는 이를 두고 "위기에 처한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의료계 역시 늘어나는 인력을 지역과 필수의료에 한정해 활용하자는 원칙 자체를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전됐다고 해서 '실제로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만간 이 구간에서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보다 근본적인 질문, 양질의 의료가 유지될지에 대한 고민은 부재하다.머스크가 파고든 지점은 바로 이 질문이다. 그는 라식 수술을 예로 들며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손떨림과 피로, 집중력 저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한계를 전제로 설계된 시스템이 과연 해법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다. 로봇은 다르다는 그의 주장은 기술 자랑이 아니라 의료의 기준을 다시 묻는 것에 가깝다.반면 한국 의료의 위기는 실수 그 자체가 아니라 실수 이후에 부과되는 책임의 무게다.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실패 가능성보다 실패 이후가 더 두렵다. 수억 원의 배상과 형사 처벌, 면허 정지와 폐업 리스크가 한 번의 판단에 따라 뒤따른다.머스크의 로봇은 감옥에 가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외과의사는 수술 결과에 따라 인생 전체를 걸어야 한다. 로봇이 의사를 대체하기 전에 책임을 감당하지 못한 인간 의사들이 먼저 현장을 떠난다. 이것이 기술 이전에 제도의 문제라는 점은 분명하다.머스크는 미래의 의대를 '비싼 취미'로 묘사했다. 의학 지식의 팽창 속도를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주도권은 결국 AI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의 말이 불편한 이유는 한국의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한국에서는 최상위권 인재들이 대거 의대로 몰린다. 이른바 '의대 블랙홀' 현상이다. 문제는 의대 자체가 아니라 기술 혁신을 이끌 인재들까지 가장 안전한 면허 권력 안으로 숨는 구조다. 이는 성공이 아니라 정체의 신호에 가깝다.국가 인재들이 '지는 해'로 지목된 분야로 몰리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만 남은 사회의 자화상이다. 의대 증원은 그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구조를 건드리지 않으면 숫자는 의미를 잃는다.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원 확대가 아니다. 기술이 범접할 수 없는 의사의 윤리적 판단과 복합적 책임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다. 동시에 그들이 메스를 내려놓지 않도록 만드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기술과 제도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머스크는 '로봇이 의사를 이길 것'이라 말한다. 한국은 '의대를 몇 명 더 뽑을 것인가'를 묻는다. 두 질문은 같은 미래를 향하지 않는다. 이 간극을 외면한 채 숫자만 늘린다면 우리가 키우는 것은 미래의 구원자가 아닐 수 있다.의대 증원 논쟁의 핵심은 숫자가 아니다. 어떤 의사를 원하는가, 그리고 그 의사가 버티며 일할 수 있는 사회인가의 문제다. 머스크의 도발은 한국 의료에 이렇게 묻고 있다."로봇보다 나은 의사를 키울 준비가 됐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