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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바이오에너지사업 부문을 매각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대금은 저하된 재무구조에 투입돼 재무안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재원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케미칼은 사모투자 전문회사(PEF)인 한앤컴퍼니와 3800억원 규모의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바이오에너지사업을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핵심사업에 대한 기업 역량 집중과 미래 신규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재원 마련 차원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3월17일 주주총회,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5월31일 사업양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에 따라 단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준 및 이익창출기반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수지(PET, PETG), 바이오에너지, 정밀화학(SKYBON, Composite 등), 제약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다각화된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경기에 따른 실적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에너지사업이 '캐시 카우'였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외형 및 손익 수준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매출 2816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한 바이오에너지사업은 이듬해 영업이익을 2배가량(139억원) 늘렸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2494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하면서 12.8%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영업이익은 SK케미칼의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612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이번 매각 영향으로 사업다각화에 따른 위험분산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며 "바이오에너지사업이 수위의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으로 사업안정성은 단기적으로 다소 약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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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SK케미칼은 '선택과 집중'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 측은 "바이오에너지사업의 몸집이 크게 불어나면서 투입해야 하는 자원도 늘었다"며 "바이오에너지사업 외 첨단소재, 백신 부문으로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회사의 주력 사업인 친환경 소재와 생명과학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 부문은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PETG와 신사업을 통해 친환경 소재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의약품 및 백신 개발 및 생산, 판매를 담당하는 생명과학사업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백신 전문업체로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친환경 소재의 차세대 주자는 '코폴리에스터 PCT'다. SK케미칼은 기존 PCT 성능을 강화하면서도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가 검출되지 않는 코폴리에스터 PCT를 개발,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PCT는 200도 이상 고온에서도 견디는 수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으로, 자동차 소재나 전기·전자 부품 소재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소재로도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습기와 열에 강하고 화학물질에 부식되지 않는 특성을 갖춘 데다 절연 성능이 우수하고 무게도 가벼워 고부가가치 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열수축 필름용 PETG도 친환경 소재 사업의 주축으로 육성 중이다. 열수축 필름이란 상품명이나 로고, 색상(디자인), 내용물에 대한 설명 등을 인쇄해 용기에 입히는 라벨용 필름이다. 연간 성장률이 7~10%에 달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생명과학사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개발한 국내 최초 치매치료 패치 'SID710'이다.
이 패치는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치매화자들을 위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도록 만든 패치형 신약으로,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현재 24개 글로벌 제약사와 판권·수출계약도 체결했다. 유럽 제네릭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 관계자는 "생명과학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백신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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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기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SK케미칼은 2018년 백신 사업을 물적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고, 친환경 코폴리에스터 증설도 진행 중이다. 이번 매각 역시 동일한 차원에서의 결정으로 비춰진다.
SK케미칼은 그린케미칼 비즈 부문을 통해 회사의 핵심 사업인 친환경 소재 분야의 글로벌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규 성장사업의 발굴과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소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핵심 사업의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추진하곘다"고 밝혔다.
한편,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양도대금 수령에 따른 순차입금 감소, 매각차익 발생에 따른 자본 확충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매각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경쟁력 강화, 신규 사업 진출 등 사업 기반 개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SK케미칼의 재무구조는 불안한 상황이었다.
3분기 기준 부채는 총 1조3106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2062억원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특히 유동부채의 증가(7391억원, +31.7%)로 유동비율이 낮아(96.4%, -29.7%p)지면서 유동성이 저하된 가운데 단기차입금(2054억원, +15.1%)까지 늘어나 단기 유동성 문제가 촉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한 폴리머 사업 강화 등을 위한 투자 재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SK케미칼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을 받고 판 사례로 남을 여지가 크다"며 "회사가 플라스틱 소재 사업 쪽으로 집중하겠다고 밝혀 해당 사업 부문에 M&A 등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차입금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며 "대규모 처분이익을 인식하면서 부채비율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 차입금 상환 등 매각절차가 완료된 이후 매각대금 활용방안과 이에 따른 사업적, 재무적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