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9102억·영업이익 1507억 시가 총액 작년 5000억대서 현재 1조6000억대브랜드 다각화ㆍ앞선 제품ㆍ마케팅 차별화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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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MLB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업체 F&F가 연매출 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험난한 영업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07억372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102억2465만원으로 36.2%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1103억473만원으로 0.9% 증가했다.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와 따뜻한 날씨로 아웃도어 업황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보기 드문 성장세다.
F&F의 시가총액도 1조6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5000억원대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단기간에 기업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F&F의 성장 원동력은 주력 브랜드 디스커버리에 있다. 디스커버리는 김창수 대표가 2012년 8월 미국의 자연탐사 전문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의류 라이선스 판권을 획득해 론칭한 브랜드다.
당시 포화상태의 아웃도어업계의 후발주자였지만 첫 해 매출 54억원에서 2013년 339억원, 2018년 2960억원을 기록했다. 따뜻한 겨울 속에서 대부분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역성장한 가운데 지난해 7% 성장한 3188억원을 기록했다.
디스커버리의 성장 비결은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표방, 트렌디한 제품 디자인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벌인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티셔츠·패딩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신발 중심의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성장을 이뤄냈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의 지난해 분기별 신발 판매량은 1분기 2만 켤레, 2분기 5만 켤레, 3분기 5만4000켤레에 이어 4분기 5만켤레 이상 팔렸다. 지난해 신발 전체 매출이 700억원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내다봤다. -
디스커버리외 브랜드 다각화 전략도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1997년부터 전개했던 MLB의 매출은 2018년 2630억에서 지난해 4530억원으로 72% 성장했다. MLB의 주력 제품인 모자에서 의류·신발로 인기 상품이 확장되면서 전사 수익성 향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해외 사업도 한 몫했다. 2017년 말 판권을 확보한 홍콩·마카오·태국·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9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국 사업 가속화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상하이에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향후 오프라인 출점은 올해 10개, 내년 20개를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 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 양극화에 따른 프리미엄 브랜드도 잇달아 선보였다. F&F는 지난해 7월 이탈리아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듀베티카 경영권과 자산을 716만유로(약 92억원)에 매입했다. 이밖에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스트레치 엔젤스를 론칭하기도했다.
이대로라면 F&F가 올해 매출 1조원 진입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패션업계에서 매출 1조원대 기업은 손에 꼽는다. 이랜드·삼성물산 패션부문·한섬 등이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연매출 1조원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진입하는 관문같은 것"이라며 "불황이 계속되면서 패션시장에 매각,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F&F의 연매출 1조원 목전은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