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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4000억원의 적자를 낸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오는 4월 아시아나의 새 주인이 되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후 계획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는 HDC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에어부산·서울 외 금호리조트 등 다른 계열사 매각도 추진할 것으로 예측한다.
아시아나항공 한창수 사장은 18일 담화문을 통해 “회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해 있어 전사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 사장을 포함한 38명의 전체 임원은 사표를 제출했다. 임원부터 조직장급까지 임금도 20~40% 반납하기로 했다. 일반 직원의 경우 10일의 무급휴가를 갖는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M&A 진행 때와는 사뭇다른 최악의 업황에 HDC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당초 HDC의 입장은 "구조조정은 없다"였다. 하지만 생존을 고민해야할 정도로 달라진 최악의 업황에 계획을 수정해야 할 형편이다
노재팬에 이은 코로나19 사태는 항공업계로선 최악이다. 줄어든 여객수요가 얼마나 더 갈 지, 언제 회복될 지 가늠하기 조차 힘들다. 그 저변에는 좋지못한 경제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30여년 이상 항공업계에 있었다는 한 전문가는 "지금의 상황은 IMF때 보다도 심각하다"며 "HDC가 무척이나 곤혹스런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자회사격인 에어부산 지분 매각 가능성도 다시 제기된다. 아시아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지분 44.2%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 후에는 해당 지분이 넘어오지만, 업계는 HDC가 이를 빠르게 되팔 것으로 전망한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증손회사를 사들일 때는 인수 2년 안에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HDC가 에어부산까지 경영하려면 추가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당초 시장은 HDC가 2년의 시간을 두고 에어부산 지분 매각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아시아나 경영자금 마련을 위해 계획보다 빠르게 지분을 되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황 악화로 아시아나 완전 자회사인 에어서울까지 매각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골프장과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금호리조트도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업계에서는 신형기 도입 등 투자 계획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 후 꾸려질 새 경영진도 관심이다. 항공전문가인 한창수 사장 등 일부 경영진의 유임을 점쳤지만 아직은 미정이다. 항공업 경험이 없는 HDC가 당분간 기존 경영진에게 업무를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 불거진 자녀 특혜 입사설과 분위기 쇄신 등을 고려한다면 다른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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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 정상윤 기자
당장3월 주총이 끝나고 공정위 결합심사까지 마무리되는 4월 이후엔 HDC가 각 임원이 제출한 사표를 선별적으로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창수 사장 등 항공 전문 인력은 남고, 비 항공 인력 일부를 외부 인사로 바꾸는 방식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시아나의 경우 넘어진 회사를 다시 세워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라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를 대거 들일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아시아나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냈다. 연결 기준 영업 손실은 4274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